4분기 비용인식兆 단위 지원에 건전성 영향2금융 차주 지원대상 제외… 형평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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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자영업자‧소상공인 이자환급 중심의 '상생금융 시즌2'에 무려 2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게 되면서 당장 올해와 내년 실적 및 자산건전성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고금리에 허덕이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돕는 취지는 좋지만, 특정 집단에 혜택이 집중된다는 점은 형평성 측면에서 논란의 소지가 충분하다.특히 신용도가 낮아 1금융권인 은행 대신 저축은행 등 2금융권 대출을 이용한 고금리 차주들은 이번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이들을 위한 지원 대책 마련이 더욱 시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21일 은행권이 발표한 자영업자‧소상공인 중심 민생금융지원방안의 규모는 '2조원+α'로 결정됐다. 은행권이 올해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당기순이익의 약 10% 수준이다.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18개 은행들은 순익을 기준으로 비용을 분담하게 된다. 이에 따라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부담하게 될 금액은 각 2000억~3000억원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주요 은행들 입장에선 최대 3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회계에 반영해야 하는 실정이다. 예상치 못한 비용 증가로 인해 당장 올해나 내년 경영실적 악화가 불가피해졌다.이와 관련, 최정욱 하나증권 팀장은 "최대한 4분기 중 많은 규모의 상생금융 비용을 인식하려는 노력이 예상되는데, 이를 반영할 경우 은행 4분기 실적은 컨센서스를 대폭 하회할 공산이 크다"며 "이는 배당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건전성 측면에서도 악화가 예상된다.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검사국장은 기자 브리핑에서 "9월말 기준 은행권은 BIS비율 14%를 넘기고 있다"며 "1조원 지원을 기준으로 5bp(1bp=0.01%p)가량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이번 상생 지원은 은행 실적 및 건전성 악화와는 별개로 형평성 측면에서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형편이 더 어려운 2금융권 차주들이 이번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특히,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은 시중은행 대비 순익 규모가 작고 건전성도 취약해 상생 지원에 나설 만한 입장이 못 된다. 1금융권 차주들에게 혜택이 집중되면서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하고 있는 2금융권 차주들이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이자환급 지원 방안의 경우 지원 대상자의 소득을 따지지 않아 도덕적 해이에 대한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가 특정 집단에만 지원을 집중해 국민 '편 가르기'를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