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돈∙몽탄∙효뜨 등 서울 유명맛집 손잡고 간편식 선보인 GS25올해 1~11월 간편식 매출 전년비 26% 늘어내년에는 국내 넘어 해외 맛집 메뉴도 선보일 예정
  • ▲ GS25 간편식 김준혁 담당(오른쪽)과 조성배 담당(왼쪽)ⓒ정상윤 사진기자
    ▲ GS25 간편식 김준혁 담당(오른쪽)과 조성배 담당(왼쪽)ⓒ정상윤 사진기자
    ‘pick플’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기획하는 유통인들을 문은혜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만나보는 코너입니다. 제품 하나, 서비스 하나에 녹아있는 유통인들의 피, 땀, 눈물을 담아봅니다.<편집자주>

    “GS25가 올해 출시한 레스토랑 간편식(RMR)의 최대 장점은 ‘맛집을 내 집 앞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내년에는 한식을 넘어 동남아 등 해외의 다양한 메뉴들도 내놓을 계획입니다.”(김준혁 GS25 냉장∙냉동 간편식 담당)

    남영돈, 몽탄, 효뜨, 삼원가든…. 

    최소 1시간 이상 줄을 서야만 먹을 수 있는 서울 유명 맛집들이다. 이들의 또 하나의 공통점은 GS25가 올해 해당 음식점 메뉴를 편의점 간편식으로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는 점이다. 

    유명 맛집 레시피를 반영한 편의점 RMR 상품이 인기다. 고물가에 1만원 안되는 가격으로 맛집 메뉴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지만, 지리적으로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유명 맛집을 집 앞에서 간편하게 경험할 수 있다는 게 소비자들에게 통했다.

    실제로 RMR을 포함한 편의점의 가정간편식(HMR) 매출은 올 들어 증가세다. GS25의 경우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HMR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6일,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 강남 본사에서 간편식 기획과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김준혁∙조성배 담당을 만났다.

    GS25가 최근 1~2년 간 출시한 맛집 협업 상품들은 모두 이들의 손을 거쳤다. 맛집 발굴부터 섭외, 상품 기획, 출시까지 모든 과정에 이들의 노고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 ▲ GS25 간편식 김준혁 담당(왼쪽)과 조성배 담당(오른쪽)ⓒ정상윤 사진기자
    ▲ GS25 간편식 김준혁 담당(왼쪽)과 조성배 담당(오른쪽)ⓒ정상윤 사진기자
    유명 호텔 셰프 출신인 조성배 담당은 GS25로 넘어와 상품 기획을 담당한지 벌써 5년째다.

    조 담당은 “협업할 맛집을 물색할 때 기본적으로 미슐랭이나 블루리본을 받은 곳들도 보지만, 시장조사를 나가 젊은이들이 북적대는 곳을 직접 경험해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맛집 앞에 줄이 얼마나 늘어서있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맛으로 경험한 다음 본격적인 섭외에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다만 모든 맛집이 편의점과의 협업에 순순히 응하는 것은 아니다. 오프라인 매장 만으로 이미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맛집들은 아쉬울 것이 없기 때문이다. 

    협업을 요청하면 일반적으로 두 가지 반응으로 나뉜다. 매장 수가 1~2개인 맛집은 보통 협업에 적극적인 편이다. 반면 가맹점이 많은 맛집의 경우 수많은 사장님들의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설득에 시간이 걸린다.

    김준혁 담당은 “섭외에도 우여곡절이 있지만 결국에는 ‘전국에 있는 소비자들이 한 번쯤 우리 음식을 먹어보면 좋겠다’는 마음은 일치하는 편”이라며 “가맹점이 많은 맛집이라도 편의점을 통해 가게가 자연스럽게 홍보된다는 점을 좋게 봐주신다”고 말했다.

    섭외에 성공하면 다음 단계는 제품 개발이다. 보통 이 과정에 맛집 사장님들이 직접 참여한다. 간편식이라도 원조의 맛을 최대한 구현하기 위해서다. 염도나 당도, 매운맛 정도를 세심하게 조율한다. 

    김 담당은 “맛집의 맛을 그대로 만들 수는 없지만 보통은 차별화 요소들이 있다”며 “특이한 식재료나 용기의 형태, 컨셉 등을 본따서 녹여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조 담당은 “맛집 섭외부터 기획, 제품 개발, 출시까지 걸리는 기간은 길게는 6개월, 짧게는 2~3개월이 걸리는 편”이라며 “계절 영향을 많이 받는 메뉴의 경우 프로세스를 최소한으로 단축시켜 소비 타이밍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 ▲ GS25가 올해 출시한 간편식들. ⓒ정상윤 사진기자
    ▲ GS25가 올해 출시한 간편식들. ⓒ정상윤 사진기자
    이렇게 출시한 간편식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GS25 자체적으로 내부 조사를 해보면 10명 중 7명은 좋은 의견을 낸다. 특히 지리적으로 맛집을 경험하기 어려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 같은 간편식은 훌륭한 대체제라는 평가다.

    김 담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서만 맛집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몽탄, 효뜨 등 상품을 편의점에서 사먹고 만족했다는 피드백이 들어온다”며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맛집 메뉴를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다는 RMR의 장점을 제대로 알아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RMR 인기에 최근에는 편의점 뿐 아니라 이커머스 등 각종 유통 채널에서도 관련 상품 출시를 늘려가는 추세다. 이에 GS25는 내년부터 국내 맛집을 넘어 동남아 등 해외 메뉴들도 상품으로 기획해 차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 담당은 “최근 해외 여행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여행지에서 먹었던 추억의 음식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이제까지 한식 위주의 상품들을 내놓았다면 내년에는 일본, 동남아 등 해외 퓨전음식들을 더 많이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