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 이커머스 계열사 하반기 공채 0건롯데온, 11번가도 경력직만 채용 중… 이커머스 채용 한파희망퇴직에 티메프 사태 이후 경력직 공급과잉 상황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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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통업계의 하반기 공개채용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유독 찬바람이 부는 곳이 있다. 한 때 유통업계에서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했던 이커머스 시장이다. 유통그룹의 공채에서도 이커머스 계열사의 신규 채용은 거의 씨가 마르는 수준이다.

    수익개선을 위한 허리띠 졸라매기가 이어지면서 그 영향이 고스란히 신규 채용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반기 신입 공채를 시작한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에서 유독 이커머스 분야는 나홀로 외면되는 중이다. 수시채용으로 전환된 롯데그룹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먼저 롯데쇼핑 e커머스 부문(롯데온)은 올해 신입 채용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채용을 하더라도 경력직을 중심으로만 진행되는 중이다. 현재도 IT인재 상시 영입을 진행 중이지만 이마저도 2~15년의 경력직이 대상이다.

    지난달 말부터 신입사원 공채에 들어갔던 신세계그룹의 상황은 더 안좋다.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은 올해 하반기 아예 신입 채용을 하지 않는다. G마켓, 옥션을 운영하는 오픈마켓 계열사 지마켓 역시 하반기 공채에서 아예 열외됐다.

    오는 14일부터 하반기 공채를 진행하는 현대백화점도 이커머스 계열사인 현대이지웰에 신입 채용을 진행하지 않는다.

    이 외에 SK그룹의 이커머스 계열사 11번가도 다양한 채용을 진행 중이지만 이중 신입 채용은 0건이다.

    이런 이커머스 전반의 채용 가뭄은 불과 인재의 블랙홀로 꼽히던 최근까지 이커머스 시장의 분위기와 크게 상반되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이커머스 인력의 몸값은 그야말로 천정부지였다. 경쟁사에서 인력을 빼오는 경우는 물론 채용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이렇게 활발해졌던 이커머스 업계의 분위기가 급변한 것은 올해 들어서다.

    소비 침체로 인해 이커머스 시장 성장이 꺾이면서 그동안 적자를 감당해온 투자 기조에서 수익 개선으로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이를 위한 이커머스 전반의 구조조정도 올해부터 본격화됐다. 

    지마켓이 지난달 희망퇴직 접수를 시작했고 지난 6월에는 롯데온이, 4월에는 SSG닷컴이 각각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11번가도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각각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이커머스 시장의 경력직 공급 과잉이 신입사원 채용의 축소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채용공고의 실종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요 이커머스 희망퇴직자들을 비롯해 티메프 사태에 따른 경력직의 공급이 대폭 늘어난 반면 이커머스의 인력 수요가 줄어들면서 그야말로 공급과잉 상황이 됐다”며 “이커머스 시장 특성상 신입사원의 수요가 높지 않다는 점도 주효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