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맥주, 8번째 유상증자 지연… 불성실공시 전 마지막 연기200억원 규모 BW 발행도 연기, 김밥 제조사 인수대금 납입도 지연수년째 적자 속 투자지연에 M&A 불확실성도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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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맥주
    제주맥주의 투자가 연달아 연기되면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제주맥주가 예정했던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납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심지어 김밥 제조사인 에이지에프의 인수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제주맥주는 투자가 지연되면서 이번 에이지에프 인수가 납기일도 연기하기로 했다.

    2일 제주맥주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30일이 예정됐던 10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 조달을 위한 유상증자 납입일을 한 달 연기한 10월 30일로 변경했다. 납입이 예정 기한 내 이뤄지지 않으면서 일정을 한 달 뒤로 미룬 것이다. 

    이로서 제주맥주는 지난 3월 최초 유상증자를 결정한 이후 총 8차례나 정정공시를 내게 됐다. 한국거래소 공시규정에 따라 자금조달이 6개월 이상 지연될 경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연될 수 있다. 이번 유상증자 연기는 사실상 제주맥주에게 있어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하지만 낙관은 쉽지 않다. 제주맥주의 투자지연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9월 30일 발행 예정이었던 200억원 규모 BW의 발행도 납입일 변경으로 인해 오는 11월 30일로 세 번째 연기됐다. 이번 유상증자와 BW의 발행 연기가 주는 영향은 적지 않다. 제주맥주는 유상증자, BW 발행을 통해 100억원 규모 운영자금 조달 및 100억원의 채무상환, 타법인 증권 취득을 할 예정이었다.

    결국 이로 인해 냉동김밥 제조사인 에이지에프의 인수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제주맥주는 지난 8월 에이지에프를 인수키로 하면서 지분 17.39%를 8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문제는 8월 31일로 예정됐던 40억원의 2차 투자 납기일이 제주맥주 투자 지연으로 인해 수차례 연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맥주는 지난달 30일 에이지에프의 2차 납기일은 오는 10월 31일로 한 달 더 추가 연기했다. 세 번째 연장이다. 

    문제는 제주맥주 자체적으로는 M&A는커녕 독자생존 조차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제주맥주는 지난 2021년 코스닥에 상장한 이후 단 한번의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면서 적자를 기록해왔다. 지난 3월 문혁기 제주맥주 창업자가 제주맥주의 지분을 자동차 정비 회사인 더블에이쳄에 매각하면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 것만 같았지만 결과적으로 예고됐던 투자는 모두 지연되는 중이다. 제주맥주는 올해 상반기에만 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여러가지 시행착오가 발생하고 있지만 지연되는 것 뿐이지 자금조달에 실패한 것은 아니다”라며 “법적인 범위 안에서 패널티를 받지 않게, 자금조달을 하기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