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정유·화학주 침체 지속…작년 상승장서도 오히려 떨어져4분기 실적쇼크 전망…극제유가 하락 따른 정제마진 악화 영향국제유가 반등 전망도…다음 주 中 수출입‧실물지표 발표 중요
  • ▲ 에쓰오일 울산공장 전경. ⓒ에쓰오일
    ▲ 에쓰오일 울산공장 전경. ⓒ에쓰오일
    국내 정유·화학주가 국제 유가 하락세에 지난해 이어 올해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사에서는 지난해 4분기 큰 폭으로 하락했던 유가로 인해 정유업계 전반에 대한 이익 감소도 클 것으로 전망한다. 아울러 국제유가 상승 여부는 중국의 경기 회복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S-OIL 주가는 0.74%(500원) 내린 6만7000원에 마감했다. 같은 날 SK이노베이션과 금호석유 주가도 각각 2.05%, 0.16% 내렸다. LG화학 또한 1.48%(7000원) 내린 46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밖에 극동유화(-1.40%), 한국쉘석유(-0.44%), 중앙에너비스(-1.03%) 등 주요 석유 관련주도 하락 마감했다.

    정유‧화학주의 부진은 작년 10월부터 지속됐다. 실제 주요 정유‧화학기업들이 포함된 KRX에너지화학 지수는 최근 3개월간 6.93%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6.03% 오른 점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정유‧화학주 주가 부진을 이끄는 것으로 풀이된다.

    10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20% 하락한 배럴당 71.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지난해 9월 93달러를 기록한 뒤 연일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등 주요 국가 경기 침체로 석유 수요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도 크다. 증권가에선 큰 폭으로 하락했던 유가로 인해 정유업 전반에 대한 이익 감소도 생각보다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OIL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050억원이다. 전년 동기 1604억원의 영업손실을 털어내고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지난 9월까지만 해도 S-OIL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5000억원을 웃돌았다. 회사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0월 들어 매달 가파르게 하향 조정되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1000억원대에도 못 미치는 영업이익을 전망하고 있다. 

    S-OIL뿐만 아니라 SK이노베이션, GS 등 다른 정유주들의 실적 기대감도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 2개월 새 7434억원에서 6726억원으로, GS는 9316억원에서 8851억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업계에서는 정유사들의 실적이 국제 유가를 따라가는 점을 고려할 때 최근 유가 하락으로 재고평가 손실이 발생한 점이 실적 전망치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수요 회복세가 지지부진한 점도 정유사들의 반등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리오프닝 이후 중국의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게 전개되면서 석유화학 제품 가격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2월 중국의 정유사 가동률 상승과 수출 확대가 예상된다”라며 “이에 따라 아시아 정제마진은 다시 위축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정유사들의 예상 실적은 쇼크 수준"이라며 "유가 하락, 정제마진 하락, 원유 공식판매가격(OSP) 상승 등이 동시에 겹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 또한 "석유화학 기업들은 유가 하락에 대부분 4분기 감익과 적자가 예상된다"라며 "2024년 회복 또한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선 국제유가가 앞으로 본격적인 반등을 시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동 정세 등으로 향후 유가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진행 중인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과 홍해 물류 리스크, 이란과 서방과의 관계 악화 가능성 등이 유가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음 주 발표될 중국 수출입과 실물지표가 기대치를 충족시킬지 여부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