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때 도입, 사흘간 면제… 코로나19로 중단尹정부 들어 부활 후 면제기간 나흘로 하루 더 늘어도공 부채 37조원… 재정 부담에 통행료 인상 주장도공익서비스 의무보전 요청해도 정부예산 반영된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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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설 연휴 기간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를 추진하면서 한국도로공사의 '37조 원'대 부채 비중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지난 문재인 정부에서는 연휴 중 사흘간 통행료를 면제했으나 윤석열 정부 들어 면제 기간이 나흘로 늘어났다. 하지만 공짜 통행료와 관련해 공익서비스 의무보전(PSO)은 예산에 한 번도 반영되지 않아 '통행료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대체공휴일을 포함한 올해 설 연휴 기간에도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설 민생안정대책'에서 다음 달 9~12일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한다고 발표했다.설·추석 연휴 기간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는 문재인 정부에서 시행했다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020년 추석부터 중단됐다. 윤 정부는 2022년 4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자 그해 9월 추석 연휴 기간에 나흘간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를 부활시켰다.명절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정책은 국민 교통비 부담을 줄여 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도로를 운영하는 도공의 손실이 늘어나는 딜레마가 공존한다.지난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도공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18~2022년 감면한 통행료 규모는 1조9000억 원에 달한다.연도별 감면 차량 수와 금액을 보면 △2018년 3억5283만 대, 3879억8500억 원 △2019년 3억6599만 대, 3974억3900만 원 △2020년 3억5782만 대, 3747억6800만 원 △2021년 3억5083만 대, 3461억9000만 원 △2022년 3억8666만 대, 4258억6800만 원으로 집계됐다.통행료 감면은 크게 면제와 할인으로 구분한다.연도별 통행료 면제 현황은 △2018년 4013만 대, 1208억5100만 원 △2019년 3906만 대, 1133억6400만 원 △2020년 3089만 대, 949억7300만 원 △2021년 1635만 대, 534억1400만 원 △2022년 3901만 대, 1219억2800만 원으로 나타났다.할인은 △2018년 3억1269만 대, 2671억3400만 원 △2019년 3억2693만 대, 2840억7500만 원 △2020년 3억2692만 대, 2797억9500만 원 △2021년 3억3447만 대, 2927억7600만 원 △2022년 3억4765만 대, 3039억4000만 원으로 조사됐다.다만 해당 금액은 명절 기간 통행료 감면에 더해 장애인 차량 통행료 할인 등이 모두 합쳐진 규모라는 것이 도공 설명이다.현 정부는 전 정부보다 통행료 면제 일수를 하루 더 늘렸다.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명절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를 사흘간 진행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추석에 이어 올 설도 면제기간을 나흘로 정했다. 도공으로선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도공은 현재 부채 규모가 30조 원대에 달한다. 재정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ALIO)에 공개된 도공 재무제표에 의하면 지난해 반기 기준 부채 총계는 37조4000억여 원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은 85.5%다.도공 부채는 최근 5년간 꾸준히 늘고 있다. 연도별 부채총계는 △2018년 28조1000억여 원 △2019년 29조4000억여 원 △2020년 31조1000억여 원 △2021년 33조2000억여 원 △2022년 35조8000억여 원 등이다.함진규 도공 사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토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선투자 금액도 있고 공익서비스 비용(PSO) 보전도 못 받고 있다"며 고속도로 통행료 인상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다. 통행료 포퓰리즘이 요금 인상을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PSO는 공기업이 공공 이익을 위한 서비스로 손실이 발생한 경우 국가가 이를 보전하는 제도를 말한다.도공은 그동안 한국도로공사법과 유료도로법 등에 따라 통행료 면제라는 공익서비스 비용에 대한 보전을 재정 당국에 요청해왔지만, 단 한 번도 정부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다. 올해도 마찬가지다.도공 관계자는 "공공기관으로서 정부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기본 역할"이라며 "이전보다 감면 일수가 늘어 면제금액 규모가 증가했다고 해도 정부 결정에 발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