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당 150억원, 총 600억원 면제… 2017년 文정부서 도입그동안 2872억원 면제… 추부총리, 2018년 공짜 통행료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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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 추석 연휴 기간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기로 하면서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논란이 일고 있다. 30조 원쯤의 부채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도로공사(도공)에 또 다른 부담을 안겨준다는 지적이다.정부는 31일 제19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오는 10월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키로 하고 숙박 할인쿠폰 60만 장 배포, KTX 할인,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등의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숙박 할인이나 교통 할인 등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하지만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를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던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면에 나서 이를 시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추 부총리는 지난 29일 2024년 예산안(총지출)을 발표하며 올해 대비 예산 증가율을 19년 만에 최저인 2.8%로 편성했다. 국세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빚을 내 지출을 늘리는 것을 지양하고, 재정건정 기조를 지키겠다는 것이다.일각에선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는 이런 정부의 기조와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는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 때 시행했다. 문 전 대통령은 대선 당시 명절 연휴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겠다고 공약했다. 명절 때마다 고속도로가 제 역할을 못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고속도로는 차량이 고속으로 이동할 수 있어야 함에도, 명절 연휴 때는 도로가 꽉 막혀 느리게 갈 수밖에 없으므로 통행료를 받는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논리였다. 이에 더해 명절 연휴 동안 통행료를 면제해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정부는 이 같은 통행료 면제가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을 막기 위해 유료도로법을 개정해 설날과 추석 연휴는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도록 못 박았다. 통행료 면제는 2020년 추석 연휴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다가 지난해 추석 연휴부터 재개됐다.문제는 이렇게 면제한 통행료만 연간 1000억 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도공에 따르면 2017년 추석 연휴(10월3~5일)를 시작으로 2020년 설 연휴(1월24~26일)까지 도공이 관리하는 재정고속도로에서 면제된 통행료는 총 2872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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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부총리는 야당 의원이었던 2018년 9월 보도자료를 내고 "도로공사 부채가 28조 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아무런 대책도 없이 매년 10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공사가 그대로 떠안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도공은 통행료를 징수해 도로 유지나 보수 비용으로 쓰고 있는데, 도로 노후화나 도로 연장 등의 이유로 유지 관리비가 매년 늘어나면서 통행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고속도로 통행료는 2015년 인상한 이후 8년째 동결 중이다. 함진규 도공 사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통행료 현실화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도공은 이번 추석 연휴 통행료 면제 규모가 600억 원쯤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명절 연휴 때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규모를 하루 150억 원쯤으로 추산하는데, 이번 추석 때는 임시공휴일 지정 여파로 9월28일부터 10월1일까지 4일간 통행료가 면제되기 때문이다.도공은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금액에 대해 정부에서 보전해주기 때문에 반드시 손해라고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누가 부담하든 통행료 면제 재원이 결국 국민 세금이라는 점에서는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도공 관계자는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재원은 도공에서 먼저 집행한 뒤 정부에 보전 요청을 하는데, 이번 추석 연휴 때는 1일당 150억 원의 통행료가 면제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분은 정부가 보전하지만, 100% 다 받을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