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쇼크… 전기차 수요 ↓리튬값 ↓엘앤에프 영업익 43% 급락, 에코프로비엠 반토막전동화 전략 수정 불가피
-
지난해 투자업계를 주도했던 이차전지 산업 전망이 어둡다. 전기차 수요가 적체된데다, 리튬 가격 급락 영향으로 수익성 악화까지 겹친 탓이다.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SK아이테크놀로지, WCP 등 2차전지 소재 업체들이 지난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앞서 잠정 실적을 발표한 엘앤에프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액 6468억원, 영업적자 2804억원을 내며 영업이익률 -43%를 기록했다.나머지 2차전지 소재 기업 실적도 시장 기대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시장 기대감을 반영하는 KRX 2차전지 톱10 지수는 올해 초 5396.78에서 17일 종가 기준 4630.38로 766.40 하락하며 14.2%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58만4000원까지 치솟았던 에코프로비엠은 28만2000원까지 떨어지며 반토막 나기도 했다.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엘앤에프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2차전지 소재 업체들의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부진할 전망"이라며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재고자산 평가손실의 대규모 발생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했다.실제로 엘앤에프의 경우 지난해 재고자산 평가손실 관련 비용을 2500억원 수준으로 반영했는데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도 비슷한 수준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는 전기차 수요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현대차 등 고객사들의 강도 높은 재고조정이 이뤄지면서 2차전지 소지 업체들이 출하량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또 2022년 11월 톤당 7만9870달러까지 치솟았던 수산화리튬가격이 불과 14개월 만에 1만1550달러(-86%) 급락하며 미리 확보한 원자재 가치가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증권가는 2차전지 업종이 1분기 저점을 찍고 하반기에는 반등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지만, 악재는 계속되고 있다.북극 한파가 덮친 미국에선 시카고 등 일부 지역에서 전기차 테슬라가 방전·견인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시키고의 전기차 충전소들은 배터리 방전과 서로 대치하는 운전자들, 거리 밖으로 이어진 긴 줄로 인해 절망의 현장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극도로 낮은 온도에서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의 화학 반응이 느려져 충전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전기차 보급 확대를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권가도에 속도를 내는 것도 전기차·2차전지 전망을 어둡게 한다. 공화당 첫 번째 대선 후보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과반 이상 득표로 압도적 1위에 오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시 IRA를 폐기할 계획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극재 수출 감소를 단순히 리튬 가격 하락만을 이유로 치부하긴 어렵다"며 "전기차 성장 둔화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중저가 전기차 출시가 대세를 이루게 되는 시점이 오면 감속 국면 전환을 예상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