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학생 반응 긍정적… 제도 도입 후 입결 소폭 상승하기도"한동대 "무전공은 한동대 정체성… 전공 자율권 보장에 학생 만족도 높아"덕성여대 "광범위한 학문 탐색하게 할 것"… 1156가지 전공선택 조합 제공
  • ▲ 대학교 강의실. 위 사진은 본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연합뉴스
    ▲ 대학교 강의실. 위 사진은 본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연합뉴스
    교육부가 신입생의 20~25%를 무전공으로 선발하는 대학에 재정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가운데 신입생 전부 혹은 일부를 무전공으로 선발하고 있는 몇몇 대학교의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 대학의 경우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특정 전공 쏠림보다는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화여자대학교는 지난 2018년부터 호크마교양대학을 통해 모집 정원의 10%인 350여 명을 무전공으로 선발하고 있다. 호크마교양대학 소속 통합선발생은 1학년 때 자유롭게 전공수업을 듣고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게 된다.

    이들 학생은 1학년 때 인문과학대학·사회과학대학·자연과학대학·공과대학·경영대학·신산업융합대학·스크랜튼대학·인공지능대학 등 8개 단과대학 40개 학과 수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여러 교육 관계자가 우려하는 것과 달리 극단적인 쏠림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다만) 이공계열 전공을 선택하는 학생의 수가 인문계열보다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호크마교양대학 소속 통합선발생(무전공)에 대해 학생이나 교수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라며 "해당 제도 도입 후 입결(입학시험결과)이 소폭 상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화여대의 경우 모집 정원의 10%에게 무전공을 시행하고 있다"며 "정부의 방침대로 20% 학생에게 무전공을 시행시키게 되면 어떤 결과가 일어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화여대에 따르면 2022년 무전공 학생이 2학년 때 가장 많이 선택한 전공은 컴퓨터공학과였다. 2학년 때 컴퓨터공학과를 선택한 학생의 수는 2018년 5.5%에서 2022년 28.7%로 크게 늘었다.

    2022년 기준 무전공 학생이 선택한 전공은 컴퓨터공학과에 이어 경영학부(18.8%), 전자전기공학(9.3%), 화공신소재공학(8.3%), 커뮤니케이션미디어(6.5%)로 나타났다.

    1996년부터 모든 입학생을 무전공으로 모집하는 한동대학교의 사례도 주목받고 있다.

    한동대 관계자는 "우리 대학은 복수 전공제를 채택하고 있다"며 "전공을 2개 선택하기 때문에 한 학부에 대한 쏠림 현상이 낮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의 선호도가 낮은 학과 교수들은 타과와 융합해서 팀 티칭을 하기도 한다"며 "교수가 자신의 전공 학과에서만 수업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한동대는 1995년 개교해서 1년 뒤에 무전공 입학을 도입했다.

    이에 "무전공 입학은 한동대의 정체성이나 다름없다"며 "우리 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전공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장점을 잘 알기 때문에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2020년부터 모든 입학생에게 자유전공제를 도입한 덕성여자대학교의 사례도 눈에 띈다.

    덕성여대의 전면 자유전공제는 신입생이 전공을 정하지 않고 인문사회계열·자연공학계열·예술계열로 구성된 3개 계열 중 하나로 입학해 1년간 다양한 영역의 전공탐색과목과 교양과목을 수강하는 제도다.

    자유전공제는 학생들이 광범위한 분야의 학문을 자유롭게 탐색하면서 스스로 정체성을 세우고 자신에게 맞는 학문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취지로 시행됐다.

    덕성여대 학생들은 2학년 진학 시 제1전공을 자신의 소속 계열에서 선택하고, 계열 구분 없이 제2전공을 선택하거나 제1전공을 심화로 이수할 수 있다. 이에 최대 1156가지 전공선택 조합이 학생들에게 제공된다고 덕성여대는 밝혔다.

    덕성여대에 따르면 인문사회계열과 자연공학계열에서 가장 많은 학생이 선택한 전공이 각각 전체의 10%와 19%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무전공 도입과 관련해 많은 언론과 교육 관계자들이 지적한 특정 전공 쏠림 현상이 극단적으로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