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오너가 도배… 주주환원정책 무색 성토김익래 前 회장, 605억 재단법인 설립 지지부진추가적 주주환원 정책 등 고강도 쇄신 필요 제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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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영풍제지 등 각종 악재로 몸살을 앓았던 키움증권의 주가가 최근 신고가를 경신했다. 높은 수익성과 배당 기대감 등에 증권가는 목표가를 높여 잡는 등 장밋빛 미래가 그려지고 있지만, 김익래 전 회장이 약속한 주주환원은 다소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욱이 키움증권의 지배구조가 오너가로 도배된 만큼 투자자들은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요구도 큰 상황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키움증권은 전일 대비 3500원(3.02%) 오른 11만93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9만9500원과 비교해 19.89%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0.24%포인트 감소한 것과 비교해 높은 성과다.

    이는 키움증권의 주주환원 정책과 대규모 일회성 비용 이슈가 종료됐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홍역을 치렀던 영풍제지 미수금 비용 악재는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고 최근 거래대금 회복에 따른 빠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증권가의 의견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다만, 시장의 신뢰 회복은 과제로 꼽힌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영풍제지 사태로 주가가 20% 이상 급락하면서 주주들의 신뢰를 한차례 잃은 바 있다. 사태가 불거지기 전 키움증권은 2025년까지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11만원까지 주가를 회복했지만, 이내 주주환원 정책에 긍적적이었던 주주들도 등을 돌렸다.

    화살은 김 전 회장에게까지 돌아갔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4월 블록딜을 통해 다우데이타 지분 140만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해 605억원을 현금화했는데, 이후 며칠 뒤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공교로운 시점에 지분을 처분한 김 전 회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이에 경영진 책임론이 가중되면서 김 전 회장은 지난 5월 4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당시 지배구조가 어느정도 정리됐고 승계 작업 모두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오너 일가 입장에선 손해볼 게 없다는 입장이 지배적이었다. 이는 키움증권의 지배구조만 보더라도 어느정도 점쳐지는 부분이다. 

    키움증권은 현재 '이머니→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키움인베스트먼트'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다우데이타의 기존 최대주주는 김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었는데, 2021년 10월 지분을 증여하면서 다우데이타의 최대주주가 이머니로 바뀌었다. 이머니의 최대주주는 김 전 회장의 장남인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이다. 이미 안정된 지배구조로 배당 등 실익을 오너 일당이 챙기고 있는 셈이다.

    특히, 김 전 회장이 약속한 사회환원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김 전 회장은 경영 사퇴와 동시 주식 매각대금을 다우키움그룹 재단법인 설립에 쏟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반년이 지난 현재까지 속도를 높이지 못하고 있다. 

    벌써 지난해 8월부터 재단법인 설립 허가 신청을 위한 제반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현재까지도 그렇다할 결과물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면피성 사회환원 발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키움증권 측은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적격한 이사 및 감사 인사를 아직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는 키움증권이 영풍제지 사태 이후 리스크 관리 강화에 돌입했지만 적극적인 고강도 쇄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은 다른 증권사들보다 리테일 비중이 높아 연이은 주가조작 관련 문제는 상당이 타격이 크다"며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과 오너들의 사회환원 정책 등 고강도 쇄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