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나빠져도 공기업 역할 할 것"…'주택공급' 뚝심 보여준 이한준 LH사장 [이슈메이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기획재정부 부채비율 감소권고에도 민생현안인 3기신도시 조기착공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한준 사장은 20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단기적으로 재무구조가 악화하더라도 주택공급이라는 공기업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피력했다. 

이 사장 발언은 기재부가 지난해 6월말 LH를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당시 기재부는 2022년 기준 218.7% 수준인 LH 부채비율을 오는 2027년까지 208.2%로 낮춘 재무관리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LH 공적기능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선 부채비율 관리가 쉽지만 않은 상황이다. 일례로 LH는 지난해 3기신도시 보상을 위해 공사채 11조원을 발행한 바 있다. 

게다가 올해는 3기신도시 토지보상 뿐 아니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사업장 인수, 전세사기 지원 등 공적역할이 보다 강화되면서 부채비율은 더 악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사장은 "정부에서 신규택지 착공일정을 발표해도 막상 실행단계에서 지연되는 이유는 (기재부가) LH 부채비율 목표를 208%에 맞춰놔 직원들이 이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기재부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재무성과 지표 비중을 확대하면서 일부 기관은 성과급 삭감 등을 우려해 본연의 업무를 소극적으로 임하기도 한다. 

이 사장은 "기재부가 정한 부채비율을 맞추기 위해선 3기신도시 등 신도시 조성이 늦어질 수 밖에 없다"며 "정부와 협의해 LH 특성을 반영한 재무구조 이행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시적으로 LH 재무구조가 나빠지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회복될 수 있기 때문에 LH 부채문제가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구조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채권을 발행해 신규택지에 대한 토지보상을 마친뒤 자산을 매각하면 장기적으로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이 사장은 향후 조성될 3기신도시에 대해 교통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사장은 "택지 준공시기를 역산해 매년 교통망 구축을 위해 단계별로 이행해야 할 절차를 점검하고 있다"며 "만약 입주시기에 3기신도시 기본시설이 미흡하면 LH가 비용을 부담해서라도 입주민 교통불편을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 사장은 이날 매입임대 실적을 높이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는 지난해 매입임대 실적이 목표치인 2만476가구 대비 23%에 불과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