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복합사업 현장지원 용역 공고…지구지정 동의율 확보 목표화곡2·목4·홍제 6곳 빌라촌 공공개발…도심공급 '강드라이브'재산권 침해 불만 여전…"최근 집값 올라 소유주 기대치 높아져"
  • ▲ 서울 빌라 밀집지역. ⓒ뉴데일리DB
    ▲ 서울 빌라 밀집지역. ⓒ뉴데일리DB
    정부가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도심복합사업) 후보지를 대상으로 지구지정을 위한 주민동의율 확보에 나섰다.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지구지정 관련 현장지원 용역이 발주된 후보지는 총 6곳으로 예정 공급물량은 1만7000가구에 이른다. 주민동의율을 빠르게 끌어올려 도심 주택공급 핵심축인 도심복합사업 착공을 앞당기겠다는게 정부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의 공공개발 '강 드라이브'를 향한 우려섞인 시선도 적잖다. 이미 도입초부터 사유재산권 침해, 토지·주택 헐값매입 논란 등이 불거졌던 만큼 이번 정부도 같은 문제로 인해 주민반발에 부딪힐 수 있어서다. 최근 서울 집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토지수용 과정에서 잡음이 더욱 빈번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3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전날 '서울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지구지정 관련 현장지원 용역' 입찰공고를 냈다.

    과업내용서에 명시된 용역목적은 도심복합사업 후보지인 서울 강서구 '화곡2동 주민센터 인근' 지구지정을 위한 주민동의율 확보다. 본격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기존 후보지를 사업지구로 지정하려면 토지 등 소유자의 67%이상, 사업면적 기준 50%이상 동의율을 확보해야 한다.

    화곡2동 주민센터 인근 24만1602㎡ 부지는 저층 빌라단지와 좁은 골목길이 밀집한 지역으로 2022년 12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9차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후보지로 선정됐다. 그간 발표됐던 후보지중 최대 규모로 공급물량이 5973가구에 달한다.

    지난달엔 △양천구 목4동 강서고 인근(공급물량 4415가구) △서대문구 홍제동 고은산 서측(2975가구) △은평구 녹번동 근린공원 인근(2436가구) △강북구 송중동 주민센터 인근(922가구) △강북구 미아동 미아16구역(544가구) 등 후보지를 대상으로 동의서 징구를 위한 현장용역이 발주됐다.

    주민동의율 확보를 위해 현장지원 용역을 발주했다는 것은 그만큼 서울내 도심공급을 위해 도심복합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사업은 낮은 사업성 탓에 민간 재개발이 어려운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저층주거지 등을 대상으로 용적률 상향과 사업기간 단축 등 인센티브를 부여해 주택공급 속도를 내는 정책이다.

    2021년 문재인 정부가 처음 추진했으며 윤석열 정부 출범이후인 2023년 12월까지 10차에 걸쳐 후보지 총 46곳이 선정됐다. 이후 주민 반대, 재산권 침해 논란 등으로 답보상태에 머물렀다가 이재명 정부 출범후 다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 ▲ 입찰공고에 게재된 과업내용서. ⓒLH e-비드 전자조달
    ▲ 입찰공고에 게재된 과업내용서. ⓒLH e-비드 전자조달
    정부는 앞서 발표한 9·7주택공급방안에서 '도심복합사업 시즌2'를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5만가구를 착공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두달만에 1만7000가구 지구지정을 위한 밑작업에 돌입하는 등 고삐를 죄고 있는 것은 그만큼 서울 공급난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 조사결과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예정물량은 10만8043가구로 전년대비 18.2% 줄었다. 2023년 19만5310가구와 비교하면 3년만에 절반수준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정비업계에선 도심복합사업 추진이 시작단계부터 삐걱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사업은 도입초기부터 재산권 침해 논란과 주민간 갈등, 사업성 부족 문제가 겹치며 공회전을 거듭해왔다.

    한때 전국에 80곳이상 후보지가 선정될 정도로 관심을 모았지만 30여곳이 사업을 철회, 현재 후보지를 포함해 46곳만 남아있다. 그나마도 남아있는 사업지중 첫삽을 뜬 곳은 단 한곳도 없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도심복합사업은 토지 등 소유자가 부동산을 정부에 현물선납한 뒤 새주택과 토지로 보상받는 방식인데 이에 대한 주민불만이 적잖다"며 "정부가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을 통해 현물보상 기준을 확대하긴 했지만 소유주들의 반발을 가라앉히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후보지내에 노후 저층빌라만 있는게 아니고 신축한지 얼마되지 않거나 리모델링한 빌라도 적잖아 해당 소유주들의 반발이 클 것"이라며 "또한 공사비 상승 여파로 사업초기 주민들에게 안내했던 추정분양가격보다 실제 분양가격이 오르는 일도 빈번해 주민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심복합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것은 토지수용 단계에서부터 막혔기 때문"이라며 "이번에도 같은 문제로 사업에 속도가 붙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특히 요즘처럼 땅값, 집값이 모두 오르는 시기엔 토지 소유주들의 기대치가 높아져 토지수용 과정이 더 쉽지 않아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