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건설중 8곳 '인증'…11위권밖 'DL건설·코오롱' 단 2곳100위권내선 신세계 등 4곳 인증…한미글로벌 15년 유지 '1인당 1억' 부영그룹도 '미인증'…ESG, 친환경부문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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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들이 ESG(사회·환경·지배구조)경영을 강화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남성위주 보수적 성향이 짙은 건설업계는 아직도 갈길이 멀어 보인다.가족친화기업 인증은 여성가족부가 2008년부터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기 위해 △자녀출산 및 양육지원 △유연근무제 △가족친화 직장문화 조성 등을 심사해 인증하는 제도다. 해당인증을 받은 기업은 조달청이나 지방자치단체 입찰참여시 가점을 받게 된다.5일 시공능력평가 상위 30대건설사를 대상으로 '가족친화기업 인증' 현황을 직접 분석한 결과 이를 증명받은 기업은 10곳에 불과했다. 남성위주 조직문화와 수직적 의사소통으로 '가족친화적 업무환경'이 정착하는데 숱한 곡절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일단 10대건설사중에는 SK에코플랜트(9위)·호반건설(10위)을 제외한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8개사가 인증을 획득한 것으로 조사됐다.이어 10위권에서 30위권까지 인증현황을 보면 획득률이 현저히 떨어진다. 11~30위 건설사 20곳중 가족친화기업 검증을 받은 기업은 DL건설(13위)과 코오롱글로벌(19위) 단 두곳뿐이다.순위권밖 100대건설사중에선 △신세계건설(32위) △SGC이테크건설(34위) △대보건설(52위) △이수건설(80위)이 해당인증을 받았다. 이외 건설업종에선 한미글로벌과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가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보유중이다.특히 한미글로벌은 지난해말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15년간 유지한 기업에만 부여되는 '가족친화 최고기업'으로 지정되기도 했다.반면 최근 계열사 임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출생아 1인당 1억원 지원'을 약속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부영그룹(주택브랜드: 사랑으로)은 의외로 해당인증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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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일각에서는 건설사들의 ESG경영강화 외침이 보여주기식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는 자정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기업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현재 건설업계 ESG는 대부분 친환경에 집중됐고 지배구조나 사회영역부문은 아직 미약한 것이 사실"이라며 "육아·출산지원이나 유연근무제 안착여부, 여성임원 비율 등을 따져볼 때 건설사들이 타업계대비 뒤처지고 있다"고 말했다.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기업별, 부서별로 분위기가 워낙 달라 인증을 받았다고 무조건 가족친화제도가 잘 안착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전반적으로 여성직원이 많고 그룹사가 있는 기업이 관련제도 도입이 빠른 편"이라고 설명했다.중견건설 C사 관계자는 "남성직원 비율이 훨씬 높고 타업계대비 조직문화가 덜 유연한 업계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MZ세대 직원들이 많아지고 있으니 건설업계 분위기도 조금씩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주택사업 부진, 유동성 리스크 장기화로 중견건설사 가족친화제도 도입이 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중견건설 D사 관계자는 "신사업이든 ESG이든 최소한 여유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중견사들 자금난이 복리후생 저하와 그에 따른 고급인력 수급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