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금융 여성 사외이사 비중 31%, 전년 比 8%p↑신한‧KB 여성 사외이사 3명씩… 여성 의장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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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금융권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발표하면서 금융사들이 사외이사 선임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사외이사 선임 절차부터 젠더 다양성, 후보군 관리 등 여러 분야에 변화를 시도 중이다.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4대(KB‧신한‧우리‧하나)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에서 확정된 사외이사는 총 32명으로 이중 여성은 10명(31%)이다.지난해 여성 비중(23%) 대비 8%포인트 높아졌다.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2월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내놓으면서 사외이사 여성 수의 부족 등을 지적하자 이를 개선한 것이다.먼저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이사 여성비율 확대와 이사회 의장 선임이 눈에 띈다.KB금융은 지난 22일 정기주주총회 이후 이사회를 개최하고 권선주 전 IBK기업은행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권 신임 의장은 국내 최초 여성은행장으로 현재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KB금융은 지난해부터 3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해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42%에 이른다. 권 의장을 포함해 여정성 서울대 교수, 조화준 전 KT캐피탈 대표도 여성 사외이사다.신한금융도 전날 서울 중구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 이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올해 이사회 의장으로 윤재원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신한금융 여성 이사회 의장은 2010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윤 신임 의장은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로 한국회계기준원 회계기준위원회 비상임위원, 한국세무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한 회계전문가다. 2020년 3월부터 신한금융에서 감사위원회 위원장으로 활약했고, 올해는 이사회 의장직을 맡았다.이어 신한금융은 김조설 오사카상업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와 송성주 고려대학교 통계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각각 재선임, 신규 선임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 사외이사 9명 중 여성은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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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은 또 인선자문단 제도를 도입해 사외이사 선임 과정 전반에 대해 외부로 권한을 넘겼다.인선자문단 운영 절차는 사외이사 후보군 롱리스트(long list)를 추리고 숏리스트(short list)로 압축하기 전에 자문단 후보군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후보추천위원회에 제안한다. 인선자문단이 꾸려지면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후보의 재선임 추천 여부에 대해 의견을 제출한다. 후보 선임이 마무리되면 내년 사외이사 선임 방향성에 대해 제언한다.즉 사외이사 재선임 추천은 물론 기존 사외이사를 평가하는 권한을 갖게 되는 것이다.신한금융은 인선자문단 도입을 통해 외부의 시각을 바탕으로 사외이사 후보자를 평가하게 됐다. 또 신규 사외이사 선임에 경영진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객관적인 평가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신한금융은 지난해 11월 '2024년 사외이사 후보 선임 원칙'도 수립했다. 젠더 다양성과 집합적 정합성 고려, 재임경력과 법적임기만료를 고려해 후보를 추천하기로 했다.신한뿐만 아니라 이미 KB금융도 사외이사 선임시 인선자문단을 활용해오고 있다.우리금융과 하나금융 역시 이사회 여성 이사를 1명씩 늘렸다.우리금융은 이은주 서울대 교수와 박선영 동국대 교수를 신규 선임했다. 하나금융은 원숙연 이화여대 교수에 이어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이 최근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늘리는 건 성(性) 다양성을 확보하고 금융당국이 요구한 가이드라인을 지키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면서 “금융사들이 사외이사 뿐만 아니라 여성 행장을 배출하는 등 젠더 다양성과 지배구조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