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신세계, 주총서 나란히 ‘부동산 복합개발’ 의지 밝혀점포 경쟁 심화되며 주거·오피스 등 복합개발 형태 늘어나부산, 송도, 상암 등 주요 거점 신사업 추진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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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의 신규점 출점 방정식이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 주요 거점에 대한 수요예측 후 단일 점포를 출점했던 것과 달리 아예 주거, 오피스 구역과 동시에 개발하는 형태의 복합개발이 주류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유통업계가 직접 부동산에 대한 복합개발에 뛰어드는 것은 기존엔 거의 찾아보기 힘든 형태다.실제 롯데쇼핑, 신세계 등은 올해 신사업의 방향성을 ‘복합개발’로 설정하고 다양한 신규 사업을 검토하는 중이다.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롯데쇼핑과 신세계의 정기 주주총회의 공통점은 모두 신사업으로 ‘복합개발’이 언급됐다는 점이다.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주총 인사말을 통해 “장기적으로 각 지역별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복합쇼핑몰 개발에 주력하겠다”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모델의 성공적 경험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복합개발 사업을 신중히 검토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박주형 신세계 대표도 지난 21일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가겠다”며 “향후 부동산과 리테일을 결합한 ‘라이프스타일 디벨로퍼’의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신세계 가치를 담은 복합 공간을 전개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양사 CEO가 올해 경영화두로 부동산과 리테일의 ‘복합개발’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제시한 셈이다.실제 이들의 신성장동력이 펼쳐질 후보지는 상당히 구체화되고 있다. 롯데쇼핑은 인천 구월동의 롯데타운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중이다. 이곳은 지하 5층~지상 49층 9개동의 공동주택 및 오피스텔, 쇼핑몰 등을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롯데쇼핑의 자회사 롯데인천타운이 직접 시행을 맡았다.이 외에도 송도의 롯데몰도 주상복합 형태로 추진되고 있고 상암동 복합쇼핑몰 계획도 쇼핑몰과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중심의 업무지구 개발로 방향이 맞춰지고 있다. 모두 주거, 업무구역을 포괄하는 대규모 사업이다.신세계 역시 부산 센텀시티점 인근의 임시주차장 부지의 개발도 부동산 개발의 유력한 후보지다. 한때 호텔 부지로 전망돼 왔지만 신세계 내부적으로는 컨설팅을 통해 부지 활용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이 외에도 신세계는 울산 중구에서 오피스를 포함한 복합쇼핑몰 사업 추진을 검토하고 있고 송도 부지 역시 컨설팅을 통한 다양한 부동산 개발 사업을 검토 중이다.신세계 관계자는 “미래형 개발사업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는 단계”라며 “지역 상권과 새로운 미래형 복합시설에 대한 고민으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이런 추세는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중이다.
최근 이마트의 자회사 신세계프라퍼티는 기존 쇼핑몰 스타필드 사업에서 더 나아가 아예 주거, 오피스, 리테일, 복합개발 등 4가지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유통업계가 이처럼 부동산 개발에 나서게 되는 것에는 포화상태에 달한 대규모 유통시설로 인해 단독 출점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고려도 담겼다. 이미 주요 거점에 대부분 출점이 완료된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선 업무시설이나 주거시설을 통해 수요를 확보한 뒤 출점해야 안정적 사업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아울러 주상복합 등 주거지역을 동시에 개발할 경우 인근 쇼핑시설로 인해 높은 선호를 받는다는 점에서 다른 부동산 개발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선호도가 높은 쇼핑시설이 들어서면 부동산 개발 가치가 높아지는 점을 활용할 수 있게되는 것이다.다만 변수는 여전히 있다. 최근 건설경기 하락과 높은 금리 등으로 부동산 개발 리스크가 높아졌다. 이 때문에 이들 신사업이 구체적으로 성과로 반영되는 것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가 대규모 복합시설에 대한 사업추진은 수년간 지속적으로 이뤄져왔다”며 “장기적으로 유통업계가 부동산 복합 개발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