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 탄핵에 소비 영향 촉각… 대규모 집회가 변수2016년 탄핵 당시 롯데·신세계 본점 매출 하락 두드러져여의도 집회에 더현대 서울도 영향권 “상황 예의주시 중”
  • ▲ 여의도에 모인 탄핵 집회 인파.ⓒ뉴데일리DB
    ▲ 여의도에 모인 탄핵 집회 인파.ⓒ뉴데일리DB
    “연말이 코앞인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 가결을 지켜본 백화점 업계 관계자의 탄식이다. 소비심리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백화점 업계 특성상 최근 탄핵 정국은 한치 앞도 예상하기 힘든 불확실성으로 다가오는 중이다.

    향후 소비흐름을 엿볼 수 있는 힌트는 있다. 8년 전인 지난 2016년에 탄핵정국 당시에도 주요 백화점의 매출이 오르내리는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은 탄핵 집회 장소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다. 여기에는 지난 2016년 탄핵 정국 당시의 학습이 주효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대중교통보단 자차로 방문하는 백화점 특성상 대규모 집회에 따른 교통통제는 고스란히 매출에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며 “어디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리느냐에 따라 인근 점포가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6년 말 촛불 시위가 본격화되던 당시 롯데백화점 본점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했고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5.5% 줄었다. 광화문 일대부터 서울시청, 서울역까지 대로가 촛불 시위로 가득차면서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신세계 본점의 방문이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신세계 강남점은 매출이 껑충 뛰기도 했다. 본점에 접근이 힘들어지면서 대안으로 신세계 강남점을 찾았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광화문 탄핵 집회가 본격화된다면 비슷한 형태의 소비가 이뤄지리라는 전망이 많다. 본점의 매출 감소와 동시에 롯데백화점 월드타워점, 신세계 강남점의 매출이 오르리라는 계산이다.
  • ▲ 더현대 서울의 크리스마트 테마 '유럽 동화 속 서커스 마을'ⓒ현대백화점
    ▲ 더현대 서울의 크리스마트 테마 '유럽 동화 속 서커스 마을'ⓒ현대백화점
    달라진 것도 있다. 2016년 당시에는 별 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던 현대백화점이 이번에는 사정권에 놓이게 됐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이날까지 이어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탄핵 집회가 더현대 서울에 영향을 미칠지를 예의주시 중이다. 

    더현대 서울 위치가 국회의사당이 있는 서여의도와 거리가 있어 아직까지 큰 영향은 없지만 10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며 지하철이 무정차 통과하는 등의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매출 자체는 상승하고 있지만 여의도역 무정차통과 및 교통통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현대백화점은 탄핵 가결 이후 집회의 중심지가 헌법재판소가 위치한 광화문 등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수도권 외에 전국에서 집회가 예고되는 탓이다. 각 지역 주요 번화가 거점이 집회 장소로 이용되면서 직·간접적인 영향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최근 한파가 패션 매출로 이어지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적지 않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집객 효과를 노리고 주요 백화점이 막대한 투자비를 들여 크리스마스 단장을 했는데, 기대만큼 분위기가 오르지 못하고 있다”며 “연말 백화점 소비가 1년 매출의 30%까지 차지하는데, 자칫 소비가 얼어붙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