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파두 대표‧공동 주관사 NH투자‧한투證 압수수색"매출 감소 사전 인지 못했다" 해명 불구 납득 쉽지 않아법정 공방 비화 일파만파…"주관사 책임" 무리라는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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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상장 당시 제시했던 실적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매출을 제시해 이른바 '뻥튀기 상장' 논란을 일으킨 파두와 관련한 여진이 끊이지 않고 있다.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이 파두 상장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공동주관사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과연 상장 주관사에도 책임이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19일 파두의 상장 대표주관사 NH투자증권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어 21일에는 한국거래소 서울 사무소를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28일에는 공동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본사 압수수색에 나섰다.파두는 앞서 지난해 8월 7일 1202억 원의 2023년 연간 매출액 추정치를 앞세워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회사의 공모가는 3만1000원, 시가총액은 1조4898억 원 규모였다.그러나 상장 석 달 후인 작년 11월 분기 보고서를 통해 실제 매출액은 2분기 5900만 원, 3분기 3억2000만 원에 그쳤다는 사실이 알려졌다.저조한 실적에 실망한 매도물량과 3개월 보호예수 물량이 풀리면서 주가가 연일 급락, 공모가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결과적으로 지난해 파두의 연간 실적은 매출 225억 원, 영업손실 586억 원을 기록, 상장 전 추정한 연간 실적과는 괴리를 보였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선 회사가 가치를 높이기 위해 무리하게 매출을 미리 당긴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업계에서는 파두와 상장 주관사 모두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들은 회사의 매출 감소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지만, 상장 전 해당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의견이다.특히 당시 회사 측은 갑작스러운 고객의 발주 중단 등으로 업황이 악화됐다는 해명을 내놨지만, 대중을 설득하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다. 상장 전 제시되지 않은 2분기 매출 공백을 사전에 알 수 없었다는 입장이 다소 무책임하다는 설명이다.한 증권사 임원은 "파두의 매출 공백은 최종 수요처인 일부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용업체)들의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이 지연, 수주 계획이 갑자기 어그러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이는 파두가 주력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의 침체 영향"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이미 해당 업계에선 생성형 AI가 주목을 받으면서 SSD보단 초거대 AI 구축·운영에 필수적인 그래픽저장장치(GPU)가 부각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라며 "SSD 시장이 위축될 줄 몰랐다는 것은 안일한 해명"이라고 덧붙였다.한 증권사 IPO 관계자 또한 "파두는 6월 말 신고서를 제출하고 7월까지 자진 정정신고서를 냈지만 2·3분기 실적 추정치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라며 "당시 해당 실적 추정치를 넣어야 할 의무는 없었지만, 그것을 몰랐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강조했다.다만 상장 주관사에까지 해당 책임을 씌워야 하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한 관계자는 "추후 몇 년간의 실적을 추정하는 것도 아니고 당장 한두 달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면서도 "주관사가 공시 사각지대를 악용해 주가에 불리한 정보를 고의로 숨기진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그는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상장한 대다수 기업들은 당초 그들이 제시했던 실적 전망치를 달성하지 못한다”라며 “이는 기술특례상장 제도의 허점이기도 하다"라고 지적했다.한편 손실을 본 파두 주주들은 회사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지난 14일 법무법인 한누리는 파두의 상장과 공모가 산정 과정에 관여한 이들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증권관련집단소송법에 따른 집단 소송 소장과 소송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