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법인 4곳 신설, 내년 2월 1일 출범TL, LLL, TACTAN 게임 개발 3곳, AI 기술 기업 1곳독립 스튜디오로 독자적인 결정권 부여 최대 위기 직면에 따른 극약처방… "지속 성장 기반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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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씨
    실적 악화로 벼랑 끝에 내몰린 엔씨소프트(NC소프트)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창사 이후 최초로 단일 법인이 아닌 물적 분할을 통해 다수의 독립 스튜디오를 도입해 게임을 개발하기로 한 것. 

    이와 함께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인력 재배치와 희망퇴직 등 뼈를 깎는 체질 개선을 하고 있다.

    28일 엔씨에 따르면 이날 이사회를 열고 단순·물적 분할을 통해 4개의 자회사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의결사항인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신설 회사는 3개의 게임 개발 스튜디오 ▲퍼스트스파크 게임즈(FirstSpark Games) ▲빅파이어 게임즈(BigFire Games) ▲루디우스 게임즈(Ludius Games)와 AI기술 전문기업 ▲엔씨 에이아이(NC AI) 등 4개의 비상장 법인이다. 신설 법인 4곳은 내년 2월 1일 출범을 목표로 한다.

    퍼스트스파크 게임즈는 TL의 사업 부문을 담당한다. 빅파이어 게임즈는 슈팅 장르인 LLL의 사업 부문을 담당한다. 루디우스 게임즈는 전략 장르인 TACTAN(택탄)의 사업 부문을 담당한다. 엔씨 에이아이는 AI기술 전문기업으로 자체 개발한 바르코 LLM 등의 AI기술 고도화를 추진한다. 

    엔씨는 독립된 회사의 창의성과 진취성을 극대화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본사 중심 개발 체계를 과감히 버리고 독립 스튜디오 체제를 통해 독자적인 결정권을 부여하겠다는 전략이다. 4개의 신설 법인 설립과 함께 인력 재배치와 희망퇴직 프로그램도 시행한다.

    이는 거듭되는 신작 흥행 부재로 회사가 최대 위기에 직면한 데 따른 극약처방으로 풀이된다. 엔씨는 지난해부터 리니지 시리즈 등 캐시카우의 부진 및 신작 부재에 따른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올 3분기 영업손실 143억원을 기록하며 12년 만에 분기 적자 전환을 했다. 

    엔씨가 올 초 창사 이래 최초로 김택진 대표 원톱 체제에서 박병무 공동 대표를 선임한 것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후 임직원 권고사직, 부동산 매각, 자회사 정리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대표적으로 10년 넘게 적자가 지속된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 법인 정리를 비롯해 '배틀크러쉬' 개발팀을 5개월 만에 해체하는 결단을 내렸다.

    물적 분할 역시 주력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군살 빼기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높다. 앞서 엔씨는 10월 1일부로 신설 법인 엔씨큐에이(QA)와 엔씨아이디에스(IDS)를 출범한 바 있다. 엔씨의 QA(품질보증) 서비스 사업 부문과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사업 부문 등 2개의 사업 부문을 떼어낸 것. 

    엔씨는 회사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일부 개발 프로젝트와 지원 기능을 종료 및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변화하는 게임 시장 환경에서 경영 전반에 과감한 체질 개선을 통해 '환골탈태'하겠다는 것. 독립된 체계를 통해 게임 트랜드를 적극 반영해 엔씨의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는 "독립 개발 스튜디오 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속도감, 유연함, 창의성을 갖춘 혁신적인 개발 문화를 만들고, 글로벌 신규 IP를 적극 발굴할 것"이라며 "엔씨소프트 모두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