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지지세력 의사들 등 돌려… '원점 재검토' 반발 수위 높일 듯정권 심판 요구했지만 의료계 역시 '보수 몰락'은 부정적 총선 이후 전공의 처분 돌입 vs 합의안 도출 물러서기 22대 당선자 인요한·김선민·이주영·김윤 행보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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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야권이 22대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2000명 의대증원'을 비롯한 의료개혁이 동력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의정 갈등 장기화 우려도 커진다. 결국 환자 피해가 발생하는데도 뒤에 숨어있던 정치권이 나설 차례가 됐다. 이번 총선에서 의사출신 당선자가 8명이나 나온 만큼 이들의 역할론이 중요해졌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윤석열 정권의 총선 참패의 원인 중 하나로 무리한 의대증원 강행이 꼽힌다. 정책적 목표와 달리 '불통'의 면모가 드러났고 이는 곧 환자 피해로 직결됐다. 의사의 직역 이기주의에서 정부 탓으로 분위기가 전환된 것이다. 

    여권의 최대지지 세력이었던 의사들이 전부 등을 돌린데다가 정권 심판론이 표심으로 드러나면서 '의대증원 2000명' 추진은 물론 대규모 재정과 예산을 투입하는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역시 제동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이날 취재에 응한 의료계 주요 인사들은 대체로 "공분이 쌓여 결과로 드러났지만 보수의 몰락을 바라지는 않았다"고 했다. 

    의대증원 정책의 문제는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도 거야(巨野) 시대로의 전환은 간호사 등 타 직역을 위한 법안에 초점을 맞춰지고 면허 독점을 깨는 움직임이 가속화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의사사회는 보수다. 

    특히 의대증원의 핵심 축인 김윤 서울의대 교수가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을 확정하게 된 것을 두고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여러 조건을 따져봐도 혼란스런 상황 속 의사들은 총선 이후 더 강경한 입장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 

    현재 임현택 차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간 의견이 갈려 내홍이 심화됐고 전공의들과 의대 교수들도 일치된 의견을 이루지 못한 상태지만, 의대증원 '원점 재검토'와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철회 입장은 더 명확해질 전망이다.

    반면 정부는 '직진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총선 탓에 머뭇거렸던 전공의 행정처분을 예고한 대로 진행하고 의료개혁을 강행하는 형태로의 변화다. 이는 의정 갈등 장기화를 의미한다. 

    의료계 관계자는 "예상했던 대로 총선 결과가 나왔지만 의대증원과 갈등 봉합의 셈법은 더 복잡해졌다"고 했다. 

    ◆ 의정갈등 봉합은 국회에서… 의사 출신 '인요한·김선민·이주영·김윤' 촉각 

    이번 총선에서 8명의 의사 출신 국회의원이 탄생했다. 그간 중재자 역할을 하지 못했던 정치권에서 어떤 식으로 개입을 할지가 관건이 됐고 이들의 역할론이 주목된다. 

    지역구 출마 후보들 중에서 국민의힘 안철수·서명옥 후보, 더불어민주당 차지호 후보 등 3명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안철수 당선인은 성남시 분당갑에서 4선 의원으로 입지를 굳혔고 서울 강남갑에서는 강남구보건소장을 역임했던 국민의힘 서명옥 후보가 승리했다. 경기 오산시에서는 동아의대을 졸업한 후 국경없는의사회에서 활동했던 더불어민주당 차지호 후보가 당선됐다.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의사들의 면모는 더 화려하다. 의대증원 정책 개입에 나설 수 있는 인물도 대거 포진했다.

    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선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 소장인 인요한 후보, 을지의대 재활의학과에서 근무했던 한지아 후보가 22대 국회에서 활동하게 된다. 

    조국혁신당에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직을 수행했고 세계보건기구(WHO), 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활동했던 김선민 후보가 당선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간 의료계에서는 개혁신당 소속 이주영 후보를 지지하는 선언이 있었고 그는 비례대표 1번으로 당선됐다. 이 당선인은 동국의대를 졸업했으며, 올해 1월말까지 순천향대천안병원 소아응급실에서 근무했다.

    의대증원의 싱크탱크 역할을 했다고 알려진 서울의대 교수인 김윤 후보도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로 국회 입성을 성공했다.

    22대 국회에 의사 출신 의원이 8명이나 되는 만큼 이들 주도로 의대증원 갈등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두가 의대증원을 찬성하지만, 정부의 강경한 방침에서 선회하고 속도조절을 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국민의미래 인요한, 조국혁신당 김선민, 개혁신당 이주연, 더불어민주연합 김윤 당선자 등이 주도적으로 개입하게 될 것"이라며 "국회의 봉합 의지가 중요한 시기가 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