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충돌, 안전자산 달러 매수심리↑외환당국, 시장개입 가능성 시사…"안정조치 적기 시행""강달러 흐름 못막아…당국 개입 시 저가매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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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제공.
    중동 전쟁이 확전 기로에 놓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돌파할 거란 예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긴급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외환당국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지만 환율 상승 흐름을 막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6원 오른 1382원으로 출발했다. 이는 지난 2022년 11월 8일(종가 기준 1384.9원)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주말 동안 고조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안전자산인 달러 매수심리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고, 추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유가도 환율을 밀어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추이는 원‧달러 환율에 가장 큰 변수로 배럴당 90달러 수준을 넘어선다면 환율 1400원대 진입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환율급등이 우려되자 정부와 한은은 일제히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간 개입을 자제하던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시장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경우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역시 김주현 위원장 주재로 점검회의를 진행한 뒤 “시장 불안이 심화될 경우 정책 대응의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태세를 유지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당분간 외환당국이 강달러를 틈탄 투기 등 이상적인 움직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당분간 적극적인 개입을 자제할 것으로 본다. 

    원화 가치를 방어할 효과적인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당국의 시장 개입이 부작용만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은행 외환딜러는 “시장이 달러 강세 흐름에 맞춰 가는 상황이라 당국이 개입해서 효과를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당국이 개입할 경우 오히려 달러를 저가 매수하는 기회만 제공하게 될 뿐”이라고 말했다.

    당국의 개입이 일시적으로 작용할 순 있겠지만 환율 상승 흐름을 막을 순 없을 거란 얘기다.

    외환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 지연으로 인한 ‘킹달러’ 현상이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 금리인하 지연으로 이어지면서 달러 강세를 더욱 부추길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당국의 개입이 무의미하게 비춰질 경우 시장에 혼란과 실망만 안겨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외환 전문가들은 환율이 이미 1380원을 넘어선 만큼 당국이 다음 레벨로 지목되고 있는 1400원 선 돌파 땐 실탄을 사용해서 환율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