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스라엘 충돌,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유가·환율 강세 → 물가 상승 연쇄적 작용고금리 기조 유지에 소비도 둔화 … 政 대응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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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최근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에 따른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국내 물가가 더욱 치솟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동은 전 세계 원유 생산의 3분의 1을 담당하고, 이 중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세 번째로 원유 생산량이 많은 국가다.
이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89.91달러로 약 2달 반 만에 12.55달러(13.9%) 상승했다. 만약 중동 산유국 수출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다면 유가는 더욱 치솟을 공산이 크다.
원·달러 환율도 고공행진이다. 지난 14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00원을 터치했다. 이는 2022년 11월 7일(장중 고가 1413.5원) 이후 약 17개월 만이다.
중동 악재 등 변수가 악화될 시 환율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중동 지역 긴장감이 확산될수록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2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장 중 한때 5.01%로 고점을 높였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올해 6월물 금값이 처음으로 온스당 2400달러 선에서 마감한 것도 악화된 외부요인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유가와 원‧달러 환율 강세는 국내 물가를 끌어올리는 연쇄적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특성상 국제 유가와 환율 등 해외 변수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수입 물가도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상승했고, 고금리 기조 유지 가능성이 커지면서 소비 둔화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3.2%에서 올해 1월 2.8%로 내려왔으나, 2월과 3월 3.1%로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향후 물가 흐름과 관련해 "추세적으로 둔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진단했다. 하지만 중동 사태 등 외부요인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최철 숙명여대 교수는 "국제유가의 불안한 움직임은 물가를 비롯한 경제 전체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며 "이는 수요와 공급의 연쇄적인 악화를 이끌어 내수와 국내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잇따른 악재로 내수 위축 및 한국 경제의 위기가 우려되면서 정부의 적절한 대응 방안이 시급한 상황이다.
최 교수는 "정부가 앞서 물가 안정 대책을 여러 방면으로 제시했었지만 중동 악재와 같은 새로운 위기가 생겼다"며 "기존 방안에 어떤 대책을 새로 마련할지에 따라 (위기를) 비교적 원만하게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