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은행 기업대출태도 ‘다소 완화적’…1분기 대비 후퇴금리인하 지연에 신용위험↑…우량대출 중심 영업전략 강화
  • ▲ ⓒ연합뉴스 제공
    ▲ ⓒ연합뉴스 제공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에 은행들이 오는 2분기에도 기업대출 확대 전략을 이어가겠지만 심사는 다소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기업대출 연체율이 증가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마저 불투명해지면서,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우량기업 중심의 영업전략을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보면 은행들의 기업 대출태도 지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올해 2분기 각각 3(전망치)을 기록해 1분기(6)보다 낮아졌다. 

    이번 조사는 204곳의 국내 금융기관 여신업무 총괄담당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7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됐다.

    지수가 플러스(+)를 보이면 은행의 대출태도가 완화돼 대출 영업을 확대한다는 의미다. 반대로 마이너스(-)로 집계되면 대출태도가 강화돼 대출 영업을 축소한다는 뜻이다. 

    대기업에 대한 은행 대출태도지수는 지난해 4분기 ‘–6’에서 올해 1분기 ‘6’으로 플러스 전환한 바 있다. 중소기업 역시 같은 기간 ‘0’에서 ‘6’으로 올랐다.

    새해 들어 은행권 기업대출태도가 대폭 완화적으로 전환한 것은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확대에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경제성장률 범위에서 가계부채를 관리해 나갈 것을 주문하고, 지난 2월 말부터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전면 시행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업 대출 잔액은 785조1515억원으로 전달 대비 8조4408억원 늘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석 달 만에 17조8376억원 증가했다.

    은행들의 완화적인 기업대출태도가 2분기에 다소 누그러진 것은 최근 중동 사태 등으로 고금리 상황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건전성 관리에 부담을 느낀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이 예상한 올해 2분기 전체 신용위험 지수는 37로, 전분기(32)보다 5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 대출 신용위험지수가 8을 기록해 전분기보다 5포인트 높아졌고, 중소기업은 33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은행들이 느끼는 기업대출 부실 우려가 이전보다 커지고 있단 얘기다.

    실제로 재무구조가 부실한 기업은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금융안정상황’에 따르면 기업의 이자 지급 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이자보상배율은 5.1배(2022년 말)에서 1.6배(2023년 3분기)로 줄었다.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의 취약기업 비중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44%에 달했다.

    이자보상배율은 값이 낮을수록 기업이 번 돈에 비해 이자 부담이 크고, 1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한편, 은행권의 2분기 가계주택 대출태도지수는 8을 기록해 완화적으로 전망됐다. 가계대출 규제가 여전하지만 주담대 대환대출 인프라 활용이 확대된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가계일반 대출태도지수는 -3을 기록해 전분기에 이어 다소 강화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