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후원했는데 … 가짜 시청자가 바람잡이온라인 중고마켓서 중고명품 판매 … 1800건 이상무늬만 청년 창업 … 허위로 등록하고 세금 안 내
  • ▲ 온라인 성인방송(CG) ⓒ연합뉴스
    ▲ 온라인 성인방송(CG) ⓒ연합뉴스
    성인방송 기획사와 BJ들이 바람잡이를 동원해 회원들의 유료결제를 유도한 후 거액을 벌어들여 세금을 내지 않고 호화생활을 해오다가 적발됐다. 

    국세청은 실명확인 및 소득 추적이 어려운 온라인 환경 특성을 악용한 신종 탈세행위자들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23일 밝혔다. 

    조사 대상에는 벗방(벗는 성인 방송) 기획사 6곳을 포함해 관련 인터넷 방송사와 BJ 12건, 온라인 중고마켓 명품 판매업자 5건, 부당세액 감면을 받은 유튜버 등 모두 21건이 포함됐다.

    최근 성행하는 '벗방'은 기획사가 BJ들을 모집·관리하며 벗방 방송사의 웹사이트 또는 모바일 앱에서 실시간으로 방송을 하는 구조다. 

    벗방 기획사의 사주·BJ 등은 법인자금으로 바람잡이 후원금을 결제하고 친인척에게 인건비를 준 것처럼 허위 경비 처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시청자들은 BJ의 관심을 받기 위해 대출까지 받으며 BJ를 후원했고, 이 때문에 생활고에 시달리기도 했다.

    벗방 방송사·기획사의 사주와 BJ는 이처럼 시청자를 속이며 벌어들인 수입으로 명품·외제차·고급아파트 등 호화 생활을 누리면서도 거짓 세금계산서를 수취하거나 친인척에게 인건비를 지급한 것처럼 꾸며 허위 경비를 계상했다.

    신재봉 국세청 조사분석과장은 "벗방 기획사들이 각각 수억 원 규모의 유료 아이템을 법인자금으로 구매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세무조사를 통해서 세무상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비용에 해당하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근마켓·중고나라·번개장터 등 온라인 중고마켓에서 '비사업자인 척' 고가의 중고명품을 다수 판매한 행위 등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이들은 총 1800건 이상의 귀금속·가방·시계·오토바이 등을 판매해 얻은 39억 원을 신고하지 않고,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온라인 중고마켓에서는 판매자의 실명과 거래액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공정한 시장 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설명이다.

    세금을 전액까지 감면받을 수 있는 지역의 공유 오피스 등에 허위로 사업자 등록만 하는 수법으로 과세 망을 빠져나간 유튜버 등도 조사 대상이다. 이들은 오프라인 사업장이 필요 없다는 점을 이용해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일하면서 다른 지역에서 일한 것처럼 속였다는 의심을 받는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청년이 법이 정한 수도권과밀억제권역 외 지역에서 창업하면 5년간 세금을 최고 100%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이들 중 일부는 기존 사업을 폐업한 뒤 재개업하거나, 배우자 명의 사업을 본인 명의로 재개업하는 수법으로 세제 지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 관계자는 "청년의 창업을 지원하고 수도권 외의 지역에서의 고용을 창출하고자 한 청년창업중소기업세액감면 제도가 올바르게 운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