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하이·BNK투자증권 울고 IBK·다올 웃고충당금 규모·IB 수익 증감 여부 실적에 주효정부, 내달부터 PF 사업장 '옥석 가리기' 본격화"사업장 평가기준 재정비 충당금 적립 부담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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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형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향후 부동산 PF발(發) 위기감은 더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내달부터 정부의 PF 사업장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면 충당금 추가 적립·사업장 구조조정 여파 등 중소형사들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중소형 증권사들의 1분기 수익성은 고꾸라졌다. SK증권은 당기순손실 59억 원을 기록했으며 하이투자증권도 6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각각 적자전환했다. 상상인증권도 47억 원의 영업손실과 3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는 면했지만 큰 폭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증권사도 다수 있다. 같은 기간 현대차증권·유진투자증권·신영증권은 모두 45% 수준으로 줄어든 순이익을 기록했다. '신명호 대표' 취임 첫 해 성적을 맞은 BNK투자증권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3.6% 하락한 146억 원에 머물렀다.

    반면 양호한 실적을 낸 곳들도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1분기 순이익으로 766억 원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IBK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도 전년 대비 각각 50%, 80% 이상 성장한 순이익을 기록했다.

    각사마다 주력 부문이 달라 차이는 있지만 이번 1분기 실적의 변수는 IB부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부동산 PF 사태로 인한 충당금이 대거 발생하면서 실적이 악화된 곳이 있기 때문이다. 수익성이 떨어진 곳들은 모두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전년 대비 크게 늘렸다.

    SK증권은 934억 원의 충당금을 적립하며 적자전환했으며 하이투자증권도 PF 관련 수익이 전년 대비 76.4%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BNK투자증권도 충당금 전입액이 전년 동기 대비 561.7% 늘어난 311억 원으로 급증했으며 IB 관련 수익도 줄었다. 현대차증권 역시 부동산 관련 신규 딜 축소와 충당금 적립 기조를 이어가면서 실적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2분기부터다. 당장 다음 달부터 부실 부동산 PF 선정 작업이 본격화되면 증권사들이 쌓아야 할 충당금 규모도 더 늘어날 수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분류를 세분화하고, 사업성이 낮은 사업장에 대해서는 경매 절차를 추진하는 등 사업장 정리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양호', '보통', '악화우려'로 돼 있는 사업성 평가 기준을 '양호', '보통', '유의', '부실우려'로 세분화하고 '유의'와 '부실우려' 사업장에 대해 충당금을 적립하도록 할 예정이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부동산 PF 평가기준 개선방안으로 인해 브릿지론 및 토지담보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소 금융업권에 대한 영향이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한국신용평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주요 27개 증권사의 요주의 분류 자산(약 5조 원)이 모두 '유의' 단계로 분류되면 약 1조 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대형 증권사(4800억 원)보다는 중소 증권사(5200억 원)의 부실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에서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신평은 "충당금 적립 수준이 낮은 업체는 올해 2분기부터 건전성 지표 저하 폭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이 높게 나타나면 영업적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중소형사가 대형사에 비해 충당금 적립률이 아직 낮아 부동산 PF의 추가 손실 부담에 대해 일정 수준 노출돼 있다"며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저하폭이 큰 중소형사의 경우 신용도 부담 측면에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