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연 '日 자본시장 개혁 정책 시사점' 세미나주주환원 확대 일본 기업들 주가 상승폭 ↑"韓 장기적으로 일관된 밸류업 공시 지속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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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밸류업 프로그램'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밸류업 원조'로 불리는 일본의 자본시장 정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에서 밸류업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선 일본처럼 장기간에 걸친 '일관된 밸류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31일 자본시장연구원은 여의도 금투센터 불스홀에서 '일본 자본시장 개혁의 특징과 정책적 시사점'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쿠로누마 에츠로(Etsuro Kuronuma) 일본 와세다대 법학부 교수가 직접 일본의 밸류업 정책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에츠로 교수에 따르면 일본은 10여년 전부터 자본시장 가치 제고를 위해 법안 개정을 이어왔다. 2014년에는 기관투자자가 기업의 가치 증진, 지속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원칙을 정립하기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제정했다. 기관투자자의 투자행동과 의결권 행사가 상장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제도였다.

    또 주주와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고려한 기업지배구조 원칙도 마련해 △주주 관리 보장 △투명한 정보 공개 △이사회 책임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자율공시를 강화하도록 했다. 현재 국내에서 추진 중인 밸류업과 비슷한 흐름인 셈이다. 

    에츠로 교수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도쿄증권거래소 구조를 3개 구조로 개혁해 효율성을 높였고 2022년 4월부터는 시장 재편 후 후속 조치에 들어갔다"며 "지난해 8월까지는 지업의 자본비용,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영방침 수립과 공개를 권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결과 다수의 기업이 자사주 매입과 배당 강화 등을 통해 주가 상승을 도모했다"며 "이어 지난해 9월부터는 지본비용과 기업가치 경영 실현을 위한 정보 공개 강화와 주주와의 대화를 촉진함으로써 밸류업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주목할 점은 밸류업 초기인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기업가치 제고가 밸류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에츠로 교수는 "일본 시장 개혁을 통해 자본 비용과 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경영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증가했다"며 "기관투자자와의 대화가 활성화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대화의 중요성이 부각됐다"고 강조했다.

    에츠로 교수 강연에 이어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연구원)이 국내 밸류업 프로그램이 지향해야 할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이 연구원은 기업들의 자율공시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재차 언급했다. 일본 기업 중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자율공시한 기업이 공시하지 않은 기업보다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는 이유에서다.

    자본연 분석에 따르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자율공시한 기업은 1년 동안 주가가 38.03% 올랐고 미이행 기업은 27.51% 오르는 데 그쳤다. 최근 10년간 일본 주가 상승률 상승 원인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배당 수익률이 높을수록, 자기자본이익률(ROE)와 주가매출비율(PSR) 증가폭이 클수록 유의미한 주가 상승률이 관찰됐다.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수익성·성장성을 개선한 기업들의 주가가 더 유의미했다는 의미다. 이 연구원은 "2023년 3월 이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일본 기업이 미공시 기업보다 1년 동안 10.5%의 초과 성과를 기록했다"며 "일본거래소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자율공시가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한국도 장기적이고 일관적으로 밸류업 지원방안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며 밸류업 성공을 위해 거버넌스 개혁, 연기금 참여 확대, 세제 개선, 스타트업 육성 및 좀비기업 퇴출 등 다양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며 "기업들 역시 자발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고 공시, 이행 등의 참여를 통해 기업 스스로 수익성과 성장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