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18일 정기 주총 개최… 네이버 위탁 종료 방안 공개될 듯신중호 CPO 제외한 전원 일본인 체제 이사진 개편 안건 상정보안 거버넌스위원회, 그룹 CISO 이사회에도 네이버 인사 미포함네이버 경영권 배제 움직임 뚜렷… 네이버 지우기 물밑 작업 본격화
  • ▲ ⓒ각사
    ▲ ⓒ각사
    일본 라인야후가 18일 주주총회를 열고 네이버 위탁 업무의 축소·종료 방안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일본 총무성의 2차 행정지도에 대한 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탈(脫) 네이버' 선언을 공식화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라인야후는 오는 18일 도쿄에서 제29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주총에서는 사업보고, 감사결과 보고, 이사 선임의 건 등을 다룰 예정이다.

    라인야후는 정기 주총 소집 통지문을 통해 "경영전략의 최우선 과제는 개인정보 보호를 비롯한 보안 강화"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네이버 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으로 악성코드에 감염돼 일부 내부 시스템을 공유하던 라인야후에서 약 52만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에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종료하는 구체적인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 총무성은 올해 3월과 4월 두 차례 행정지도를 통해 라인야후에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체제 개선을 요구했다. 일본 개인정보보호위원회(PPC)도 구체적인 개선책을 6월 28일까지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라인야후는 네이버 그룹 및 네이버클라우드와 시스템 분리 등을 오는 2026년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가 위원장을 맡는 '보안 거버넌스위원회'도 신설한다. 라인야후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와 소프트뱅크 CISO가 참여하는 '그룹 CISO 이사회'도 구성하기로 했다. 이사회에 네이버 임원은 포함되지 않는다.

    라인야후의 이사진도 전격 교체된다. 기존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3명 체제의 이사회를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체제로 개편하는 안건이 상정돼 있다. 이 과정에서 라인 출시 프로젝트를 총괄한 신중호 최고프로덕트책임자(CPO) 겸 대표이사가 이사직에서 물러난다. 이로써 라인야후 이사회는 전원 일본인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총을 계기로 본격적인 네이버 지우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해석이 높다. 네이버가 라인야후 대주주인 A홀딩스 주식을 50%를 보유하고 있지만, 의도적인 배제 작업이 엿보인다는 점에서다. 동일한 대주주인 소프트뱅크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네이버의 영향력을 줄이는 전초 작업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라인야후 주총 보고서에도 모회사 현황에 소프트뱅크만 그룹 3곳만 기재됐고, 네이버는 빠져있다. 

    대통령실이 라인야후가 7월 1일 일본 총무성에 제출해야 할 행정지도 관련 보고서에 네이버 지분 매각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가 대외적으로는 라인야후의 경영권 탈취에 선을 그었지만, 내부적으로 압박을 통한 물밑 작업이 여전하다는 것. 이에 야당과 IT 시민단체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며 연일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 노동조합도 라인 지분 매각 가능성과 고용 안정 등을 위해 라인야후 관계사 조합원과 교섭창구 단일화를 추진 중이다. 라인야후의 중간지주회사인 Z인터미디어트글로벌은 미국, 중국, 동남아 등 해외 사업을 맡은 한국법인 라인플러스 지분 100%를 들고 있다. 라인플러스를 비롯해 라인 관련 한국 법인 직원은 약 2500명으로, 경영권을 잃을 경우 처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라인야후는 네이버와 협력 관계에서 독립을 선언한 바 있다"며 "주총을 통해 본격적인 탈 네이버 작업을 서두를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