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이어 소프트뱅크 정기주총 개최네이버 협업관계, 지분매각 언급 가능성거리두기 본격화, ‘굳히기’ 전략 예상
  • ▲ 라인페이 서비스 종료를 알리는 공지 ⓒ라인페이 홈페이지 화면 캡처
    ▲ 라인페이 서비스 종료를 알리는 공지 ⓒ라인페이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일본에서 라인 메신저를 운영하는 라인야후 주주총회에서 네이버와 관계를 정리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이 나올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라인야후는 이날 오후 1시 제29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이번 주총에서는 사업 보고와 신규 이사 선임건 외에 네이버와 협업 관계에 대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총 소집 통지문을 통해 이달 내로 네이버 위탁 업무의 축소·종료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안내했기 때문이다.

    7월 1일로 예정된 일본 총무성의 2차 행정지도에 대한 보고서 제출 마감기한을 앞두고 주총이 열리면서 구체적 일정과 세부 방안이 나올지가 관심사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해 11월 발생한 개인정보유출 사건과 관련해 라인야후에 행정지도를 내리면서 조치사항을 보고하라고 요청한 바 있다.

    라인야후는 앞서 1차 행정지도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2026년 연말까지 네이버와 네이버클라우드 간 완전한 시스템 분리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라인야후는 2025년 3월까지, 라인야후 일본 자회사는 2026년 3월까지 네이버와 위탁업무를 단계적으로 종료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일본 총무성은 재발 방지책이 불충분하다며 추가 행정지도를 내렸다. 2차 행정지도에는 네이버에 대한 기술적 의존도를 낮추고 자본관계를 개선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라인야후가 제출할 2차 행정지도 보고서에는 네이버 지분매각 관련 내용이 제외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간 지분협상은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이미 라인야후는 행정지도를 토대로 ‘네이버 지우기’에 돌입한 상황이다. 지분협상에 우위를 점하기 위해 네이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소프트뱅크의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라인야후는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신중호 라인야후 CPO의 사내이사 퇴임을 의결하고 주총 안건에 상정했다. 기존에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를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4명 체제로 개편한다는 취지다.

    라인야후 계열 야후재팬이 운영하는 지식공유 서비스 ‘야후! 지혜주머니’의 AI 답변 기능에는 미국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의 거대언어모델(LLM) ‘클로드3’가 추가됐다. 또한 2023년 11월 오픈AI의 ‘GPT-4’를 연동해 AI 답변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협력 관계에 있는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는 서비스에서 배제됐다.

    라인야후는 일본 내 라인페이 서비스를 2025년 4월 말 종료하고, 소프트뱅크의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페이’로 통합한다고 공지했다. 앞서 라인야후는 대만과 동남아에서 핀테크 사업을 담당하던 국내 법인 ‘라인비즈플러스’를 청산한 바 있다.

    네이버 지우기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이번 주총은 네이버의 지분매각을 기정사실화하는 일종의 ‘굳히기’ 전략이 사용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위정현 중앙대 가상융합대학 학장(공정과 정의를 위한 IT 시민연대 준비위원장)은 “이미 소프트뱅크가 지분을 인수한다고 밝힌 상황에서 주총은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식으로 브리핑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지분을 인수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주주들에게 강조하는 방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소프트뱅크도 오는 20일 주주총회 개최를 앞두고 있다. 손정의 회장 등 경영진이 네이버 지분매각 협상 관련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