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해 말 시추 시작 2025년부터 본격 진행민주당은 의혹제기에 몰두 … 예산 협조 난항 예고박대출 의원 "이재명표 전국민 25만원보다 시추가 낫다"아브레우 고문 "20% 성공 확률이면 시추 당연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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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올해 말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에서 1차 시추 작업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구체적인 석유·가스 부존 여부와 양을 알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부는 지난 3일 경북 포항 영일만 38~100㎞ 해역에 35억~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가스 75%, 석유 25% 비율로 매장됐을 것으로 봤다. 석유보다 가스 매장량이 많은 가스전 형태다.
석유·가스 매장량이 140억 배럴로 확인될 경우 우리나라에서 원유는 4년, 가스는 29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경제적 가치를 단순 추산하면 2000조원에 달한다.
정부는 대왕고래 프로젝트 시추 작업 비용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될 예정인 가운데 관건은 국회와의 협의다. 정부는 1000억원 가운데 500억원은 석유공사 출자로 나머지는 정부 융자로 프로젝트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예산 편성을 위해서는 국회의 협조가 필수적이지만 야당이 각종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이번 프로젝트를 담당한 액트지오의 세금 체납 등 의혹을 제기하며 업체 선정의 적절성을 문제 삼고 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9일 서면 브리핑에서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영일만 석유사업에 대해 입찰 과정, 사업성 평가결과자료, 자문단 명단, 회의록, 결과보고서 등 자료를 요구했지만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라며 "급기야 액트지오의 세금 체납과 법인자격 문제까지 불거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4년 동안 영업세를 체납하다 석유공사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체납세금을 완납하고 법인의 행위능력도 회복됐다는 것인데, 굳이 이런 부실기업을 선정해 밀린 세금을 완납케 하고 법인자격도 회복시켜 주면서까지 영일만 석유사업을 맡겨야 하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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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이 의원을 비롯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내정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15명 역시 지난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액트지오 선정의 적절성, 입찰 과정, 사업성 평가 결과 자료, 국내외 자문단 명단, 회의록 및 결과 보고서 등의 핵심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여당은 관련 정부 제출 자료를 검토한 뒤 예산의 적절성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야당은 이번 개발 건을 정쟁의 도구로 삼거나 정치 논리에 갇혀 판단하기 보단 객관적인 경제성 평가를 바탕으로 추진 가능성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관련 업계에서도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자원개발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시각이 다수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기업이 보유한 핵심광물 광산 수는 36개로 1992개를 보유한 중국이나 1976개를 보유한 미국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부족한 광물 대부분은 중국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9일 "국민 1인당 25만원씩 나눠줄 돈으로 시추 130번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이 도입을 촉구하고 있는 민생회복 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지급할 예산을 시추비용으로 활용하면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의미다.박 의원은 "정부 발표에 따르면 1개 유망구조의 시추 비용은 1000억원 정도라고 한다. 최대 매장 추정량 140억 배럴은 시가로 1조4000억여 달러이고, 한화로는 2000조여원어치에 이른다"면서 "전 국민 1인당 25만원씩 나눠주는 것은 160번 할 수 있다. 한꺼번에 나눠준다면 1인당 4000만원씩 받을 수 있다"고 했다.그러면서 "지난 20∼25년 사이 발견된 유정 중 가장 매장량이 큰 가이아나 리자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은 16%,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이보다 높은 20%"라며 "갈 길은 하나다"라고 태도 변화를 주문했다.한편 아브레우 고문은 지난 7일 간담회에서 "80%의 실패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20% 성공 확률이면 시추는 당연히 해봐야 한다"며 "한국의 경우 심지어 공기업인 석유공사가 석유사업도 하고 있고 혹시 실패하더라도 시추 가능한 유망 구조를 찾는 사업도 계속해서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