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파워 창업자 빌게이츠 참석2030년까지 25만 가구 사용 발전소 구축아시아 진출 사업협력 주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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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투자한 원자력기술 혁신기업 테라파워가 와이오밍주에서 실증단지 첫 삽을 떴다. 4세대 SMR(small modular reactor, 소형모듈원자로) 착공에 나선 것은 테라파워가 미국 기업 중 최초다.SK㈜는 테라파워가 현지시간 10일(한국시간 11일 새벽)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착공식을 열고 4세대 SMR 원자로인 '나트륨(Natrium)'을 포함, 전력 생산 장비 등 기타 제반 공사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고 밝혔다.나트륨 원자로는 끓는 점이 880℃로 높은 소듐을 냉각재로 이용한 고속로로 발전 출력을 높이면서도 폐기물이 적고 안정성이 우수하다. 테라파워는 2030년까지 SMR 실증단지를 완공하고 상업운전까지 돌입한다는 목표다.이날 착공식에는 테라파워 창업자인 빌게이츠(Bill Gates)와 크리스 르베크(Chris Levesque) 테라파워 CEO, 마크 고든(Mark Gordon) 와이오밍 주지사, 유정준 SK온 부회장 겸 SK아메리카스(Americas) 대표, 김무환 SK(주) 그린부문장이 참석했다.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당시 약 3000억원)를 투자해 선도 투자자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실증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SK는 테라파워와 함께 아시아 사업 진출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실증단지는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버핏(Warren Buffett)이 소유한 전력회사 파시피콥(PacifiCorp)의 석탄화력발전소 부지 내에 약 25만 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인 345MW(메가와트)급 단지로 구축된다.또 미국 에너지부(DOE, Department of Energy)의 차세대 원자로 실증 프로그램(ARDP, Advanced Reactor Demonstration Program)의 일환으로 약 20억달러(약 2조7천억원)를 지원 받으면서 상업화 속도전에서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너지 업계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실증에 가장 먼저 성공한 기업이 SMR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SMR은 기존 원전에서 발전 용량과 크기를 줄인 소형 원전으로, 부지 규모가 작고 안정성이 높아 도시와 산업단지 등 전력 수요처 인근에 구축하기 유리하다. 건설 시간과 비용 모두 기존 원전 대비 대폭 줄일 수 있어, 미국∙한국∙프랑스∙러시아∙중국 등 원전 기술 강국들이 SMR 개발 및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테라파워는 원자로 냉각재로 물을 사용하지 않는 비경수형 원전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경수형인 3세대는 고온의 핵연료를 식혀주는 냉각재로 물을 사용하지만, 4세대 비경수형 원자로는 물 대신 액체금속, 가스 등을 사용한다.원자로는 높은 온도에서 작동될수록 발전 효율이 높아지고 경제성도 향상되는데 물을 사용하지 않는 4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월등히 높은 온도에서 가동이 가능하다. 물을 사용하지 않아 유사시 오염수가 발생할 우려도 없다.한편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AI 산업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전세계에서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SMR은 이를 해결할 유력한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 국제에너지기구)가 발간한 '세계전력발전보고서(Electricity 2024)'는 전 세계 전력 수요가 2026년까지 연평균 3.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특히 AI, 데이터센터, 암호화폐 부문의 전력소비는 같은 기간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6년 해당 분야의 전 세계 전력 소비량은 1천 TWh(테라와트시)를 넘어설 전망으로 이는 일본이나 네덜란드, 스웨덴과 같은 국가가 1년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과 비슷한 규모다.김무환 SK㈜ 부문장은 "테라파워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정부, 민간기업 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상업화에 빠르게 다가서고 있다"며 "향후 테라파워와의 협력을 통해 아시아 지역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