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토제 처방 말라" 주장한 이유는 거제시 60대 의사 재판 결과에 불만 파킨슨병-맥페란 처방금기 쟁점 사안
  •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 ⓒ대한의사협회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본인의 SNS에 "(의사회원들을 향해) 교도소에 갈 만큼 중요한 환자는 없다"고 밝혀 공분이 일고 있다. 이는 의정 갈등에 이은 사법부 판결을 비판하는 논조이며 항구토제 '맥페란' 처방과 깊은 관련이 있다.

    지난 2021년 경남 거제시 의원에서 근무하던 60대 의사 A씨는 80대 환자 B씨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했다. 이후 전신 쇠약과 발음장애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B씨는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구토 증상을 치료하는 맥페란이 증상을 악화할 수 있어 쓰면 안 되는데도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것이다. 

    최근 창원지법 형사3-2부(재판장 윤민) A씨를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항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판결 이후 임 회장은 판사를 공개 저격했고 법원은 이에 대해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이날 임 회장은 수위를 더 올렸다. 그는 "앞으로 병의원에 오는 모든 구토 환자에 어떤 약도 쓰지 말라"며 "교도소에 갈 만큼 위험을 무릎을 쓸 중요한 환자는 없다. 매우 드물게 부작용 있는 맥페란, 온단세트론 등 모든 항구토제를 절대 쓰지 말라"고 글을 남겼다. 

    본질적으로 해당 문장은 환자를 저격한 것이 아니지만 가뜩이나 의료대란 탓에 피해를 받고 있는 환자들의 불안감을 더 키울 수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양성관 의정부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본인의 SNS에 맥페란 처방과 관련해 설명했다. 

    그는 "구토로 병원과 응급실로 오는 환자는 무수히 많다. 원인이 뭐든, 증상을 완화시켜줘야 하는데 여기서 문제가 된 주사제 맥페란이 등장한다. 구토 중추는 머리에 있기에 신경도 관여를 한다. 맥페란은 이 구토 중추에 관여를 해서 구토를 억제한다"고 설명했다. 

    이 약은 중추신경계에 문제를 일으켜 어지럽거나 이번 판결에서처럼 파킨슨 환자의 경우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양 교수는 "원래 맥페란 자체의 부작용도 꽤 있는 편인데다 현실에서 환자의 병력을 일일이 모두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이제 파킨슨 환자에게 맥페란을 주는 일은 감소하겠지만 구역 구토로 오는 환자도, 그 환자를 봐야 하는 의사도 불편을 겪을 것"이라고 했다. 

    결국 파킨슨 환자에 금기약이 처방되지 않도록 국가적 시스템 정비가 우선이 돼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처음부터 파킨슨 환자에게 금기약이 처방되지 않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국가가 운영했으면 어땠을까. '파킨슨 환자로 맥페란은 금기입니다. 그래도 처방하시겠습니까?'라는 경고창이 떴다면 실수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