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프·일 제친 '국가경쟁력 20위' … 8계단 껑충저항 뚫고 밀어붙인 노동·원전 개혁이 상승 동력지지율 쪼개져도 직진한 뚝심 "세계가 먼저 알아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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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청사 앞. ⓒ연합뉴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18일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대한민국이 역대 최고 순위인 20위에 이름을 올렸다. '백만장자들의 놀이터'라 불리는 강소국들을 제외하면 사실상 글로벌 리딩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셈이다.실제로 독일(24위), 영국(28위), 프랑스(31위) 같은 유럽의 전통 강국은 물론 오랫동안 우리를 아래로 내려다보던 일본(38위)마저 저만치 따돌렸다. 국민소득 3만달러·인구 5000만명 이상인 '30·50 클럽' 7개국 중에서는 세계 최강국 미국에 이은 세계 2위다. 이쯤 되면 가슴이 웅장해질 만한 성적표다.고물가·고금리·원자재 쇼크라는 복합 위기 속에서 거둔 결실이기에 더욱 값지다. 이번 순위 점프의 일등 공신은 33위에서 23위로 무려 10계단이나 수직 상승한 '기업 효율성'이다. 세부 지표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생산성, 노동시장, 금융, 경영 관행 등 전 부문이 일제히 개선됐다. 모진 모래바람 속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특유의 뚝심과 기민함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증거다.주목할 점은 이 화려한 성적표의 이면에 감춰진 '불편한 진실'이다. 표를 얻기 위해 달콤한 사탕만 건네던 과거 포퓰리즘 정치와의 결별이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왔는지 이번 평가는 정확히 짚어내고 있다.그동안 윤석열 정부는 지지율 쪼개지기를 감수하며 기득권의 거센 저항에 정면으로 맞서왔다. 산업 동맥을 인질로 잡았던 화물연대의 불법 파업에 법과 원칙으로 대응했고, 건설 현장을 멍들게 하던 건설노조의 폭력 행위를 혁파했다. '노조 회계 투명화'로 깜깜이 자금 흐름에 메스를 들이댔다. 이 노동 개혁의 서슬 퍼런 칼날이 결국 IMD 평가의 '노동시장(39위→31위)' 순위를 끌어올린 실질적 동력이 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이 뿐만이 아니다. 사교육 카르텔을 혁파하고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원전 정책을 정상화했으며 건전재정의 기조를 끝까지 사수했다. 외신들이 '야당이 장악한 입법부와 인기 없는 보수 대통령'이라며 조롱 섞인 시선을 보낼 때도 행정부는 묵묵히 제 갈 길을 갔다.미국 존 F. 케네디 재단이 한일 관계 개선 노력에 '용기 있는 사람들 상'을 수여한 것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다. 대중적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정치적 자해 행위에 가까운 결단을 내린 지도자에 대한 국제사회의 정당한 평가였다.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의 말대로 "정부의 개혁 추진이 상당 부분 세계 시장에서 인정을 받은 것"이라는 해석에 전적으로 맞장구를 치게 되는 이유다.하지만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이 너무도 위태롭다. 이번 평가에서 인프라 분야 중 보건 지표가 14위에서 27위로 급락한 대목은 뼈아프다. 조사 시기가 마침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파업 시점과 맞물렸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개혁에는 반드시 진통이 따르며 그 진통을 슬기롭게 봉합하지 못하면 언제든 국가 경쟁력의 발목을 잡는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국가경쟁력은 한 번 뿌린 비료로 피어나는 일년생 화초가 아니다. 체질을 완전히 바꾸고 뼈를 깎는 고통을 견뎌내야만 자라는 중장기적 거목(巨木)이다. 이제 정부와 여당에 남은 임기 동안의 최대 과제는 명확하다. 노동·교육·연금이라는 '3대 구조개혁'의 페달을 더 강하게 밟아야 한다. 규제라는 모래주머니를 과감히 찢어발겨 민간의 활력을 극대화해야 한다."표가 떨어지더라도 국가 미래에 옳은 길이라면 간다"는 뚝심이 이번 20위라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이 방향성이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 자는 많지 않다. 이제 막 물꼬를 튼 구조개혁을 완성해 내지 못한다면 오늘의 20위는 신기루처럼 사라질 것이다. 웅장해진 가슴을 가라앉히고 다시 신발 끈을 조여 맬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