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뇌 특성 모방한 딥러닝 알고리즘 개발기존 기술보다 정확도 최소 5% 이상 높아비대면 우울증 진단·고령자 돌봄로봇 등 활용성 높아
  • ▲ 왼쪽부터 단독교신저자 임창환 한양대학교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제1저자 김민수 한양대 대학원 인공지능학과 석사과정.ⓒ한양대
    ▲ 왼쪽부터 단독교신저자 임창환 한양대학교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제1저자 김민수 한양대 대학원 인공지능학과 석사과정.ⓒ한양대
    한양대학교는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임창환 교수팀이 뇌파 신호로부터 사람의 감정을 높은 정확도로 인식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뇌파 신호로 감정을 인식하는 기술은 마케팅이나 게임, 비대면 의료 분야 등에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확도가 낮다는 문제가 있었다. 임 교수팀은 인간 뇌의 특성을 모방한 새로운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해 높은 정확도로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는 데 성공했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는 뇌 신호를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해독함으로써 생각만으로 외부 기기를 제어하거나 외부와 의사소통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지난 3월에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뉴럴링크(Neuralink)에서 사지마비 장애인의 운동영역에 '텔레파시'라는 브레인칩을 삽입해 생각만으로 체스 게임을 하는 동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특히 뇌 신호로부터 사람의 감정이나 뇌 상태를 인식하는 감성 BCI(affective BCI) 분야는 가장 주목받는 분야다. 뇌파로부터 감정을 인식할 수 있으면 비대면으로 우울증을 진단·치료할 때 정확도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 가정용 또는 고령자 돌봄 로봇에 적용하면 사용자의 감정을 읽어 다양한 서비스를 자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가장 경제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뉴로마케팅 분야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쓰일 수 있다. 임 교수팀은 2022년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G90에 탑재된 '무드 큐레이터'가 탑승자의 감정 개선에 효과가 있음을 뇌파를 이용한 뉴로마케팅 기술을 이용해 증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존에 뇌파로부터 감정을 인식하기 위해 사용한 딥러닝 기술은 정확도가 낮았다. 기존 알고리즘은 뇌파 전극 각각에서 측정되는 뇌파 신호의 시간에 따른 변화만을 이용하고 개인별 뇌파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아 70% 수준의 낮은 정확도를 보였다.
  • ▲ 임창환 교수팀이 제안한 HiRENet 딥러닝 알고리즘의 구조.ⓒ한양대
    ▲ 임창환 교수팀이 제안한 HiRENet 딥러닝 알고리즘의 구조.ⓒ한양대
    임 교수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 뇌의 특성을 모방하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제안했다. 인간의 뇌에서 각각의 뇌 영역이 서로 긴밀하게 정보를 주고받으며 정보를 처리하는 '기능적 연결성'을 고려해 뇌파 신호에 힐베르트 변환(Hilbert Transform)이라는 방법을 도입했다. 또한 뇌파 신호에 포함된 위상(phase) 정보를 함께 처리할 수 있는 HiRENet이라는 새로운 딥러닝 구조를 개발했다. 제안된 딥러닝 알고리즘은 개인의 감정가(긍정-부정)와 각성가(흥분-안정)를 각각 86%와 84%의 정확도로 인식했다. 이는 기존 딥러닝 알고리즘의 정확도보다 최소 5% 이상 향상된 결과다.

    임 교수는 "개인별 학습 과정 없이도 뇌파로부터 사람의 감정 상태를 높은 정확도로 인식할 수 있어 다양한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 기술을 바탕으로 교육이나 마케팅 분야에 적용하는 후속 연구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수학·계산 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 'Computers in Biology and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해당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뇌과학 선도융합기술개발사업 및 인공지능대학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