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빠진 브랜드명 'RISE'로 17일부터 교체4위 한투운용과 격차 반면만에 크게 좁혀조직개편 및 상품 재정비로 점유율 확대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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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브랜드명 교체로 위태로운 '3위' 지키기에 나섰다. 올해 초 조직개편에 이어 상품 재정비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리브랜딩이 KB자산운용의 뒤를 바짝 쫓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을 따돌릴 수 있는 카드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KB자산운용에 따르면 오는 17일부터 국내 증시에 상장된 109개 자사 ETF 이름 앞에 붙은 기존 ETF 브랜드명인 'KBStar'를 'RISE(라이즈)'로 일괄 교체한다. 기존 'KBSTAR 머니마켓액티브'는 'RISE 머니마켓액티브'로, 'KBSTAR CD금리액티브(합성)'은 'RISE CD금리액티브(합성)'으로 변경되는 식이다.

    김찬영 KB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새롭게 공개한 BI는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형상의 시각적 정체성을 담아 고객 자산의 ‘상승’과 ‘성장’을 직관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이번 브랜드 리뉴얼로 KB자산운용만의 명확한 ETF 방향성을 재정립하고, 건강한 투자로 업계를 선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KB자산운용의 이 같은 행보는 국내 ETF 시장 점유율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ETF 운용사별 순자산총액은 삼성자산운용(59조1865억 원)과 미래에셋자산운용(55조4188억 원)이 '투톱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KB자산운용은 11조7097억 원으로 바로 뒤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 4위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순자산 총액을 지난해 말(5조9415억 원)보다 71.35% 상승한 10조 원대까지 끌어 올리면서 KB자산운용 자리를 넘보고 있다. 같은 기간 KB자산운용도 순자산 총액이 21.64% 오른 것과 비교하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매섭게 따라붙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리브랜딩이 상위권 자리를 지키기 위한 승부수로 보고있다. 국내 ETF 시장 순자산총액이 150조 원을 돌파하면서 운용사 간 상품 경쟁도 가열되고 있는 상황이다. 운용사별 점유율 차이도 점점 줄어들고 있어 점유율 지각 변동은 '시간 문제'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앞서 브랜드명 교체를 먼저 단행한 운용사들 사이에서는 리브랜딩에 나서는 곳들이 늘어나면서 다시 긴장하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을 비롯한 중소형사들의 경우 ETF 리브랜딩 이후 약진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2022년 10월 ETF 브랜드명을 기존 'KINDEX'에서 'ACE'로 교체했다. 이후 하나자산운용도 지난 4월 브랜드를 'KTOP'에서 '1Q'(원큐)로 바꾸면서 최상단을 차지했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 2021년 기존 'SMART' 브랜드를 'SOL'(쏠)로 변경했다.

    이들에 비해 한발 늦은 리브랜딩 수순이지만 올해 들어 많은 변화를 예고했던 KB자산운용 입장에서는 존재감을 키울 수 있는 기회로 떠올랐다는 평이다.

    KB자산운용은 올해 초 김영성 대표이사가 새롭게 부임하면서 ETF운용본부와 ETF마케팅본부를 ETF사업본부로 통합하고 본부 안에 ETF 마케팅실·운용실·상품기획실 등 3개실을 두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사간 점유율 싸움이 치열해지다 보니 개인투자자들을 사로잡을 쉽고 톡톡 튀는 브랜드명이 각인되고 많이 알려지는 게 중요해졌다"며 "견고한 양강구도 속에서 리브랜딩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