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만 강조했다 뒤늦은 해명대만 가서는 TSMC만 치켜세우더니…무대마다 달라… 젠슨 황式 공급망 관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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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전자 박람회인 'CES 2025'에 참석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으로 또 한번 반도체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황 CEO가 행사마다 강조하는 협력사들을 달리하면서 공급망 관리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 지포스에 마이크론 메모리만?… "美 기업이라 강조" 해석9일 반도체업계에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전날(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5에 참석해 기조연설과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통해 쏟아낸 발언을 두고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가장 논란이 된 것은 지난 6일 기조연설에서 자사 게임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신제품인 지포스 'RTX 50' 시리즈를 공개하면서 나온 발언들이다. 황 CEO는 이 제품에 마이크론의 GDDR7 제품이 탑재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다른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언급되지 않아 의구심을 자아냈다. 일각에서는 마이크론만 해당 제품에 GDDR7을 공급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이후 지난 7일 열린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 삼성과 SK 메모리가 들어가지 않는 이유에 대해 엉뚱한 답변을 내놔 논란이 일파만파됐다.황 CEO는 "삼성과 SK는 그래픽 메모리를 만들지 않는 것으로 아는데, 그들도 합니까?"라고 기자들에게 되묻기까지 했다. 마이크론 GDDR7이 탑재된 이유에 대해서도 "왜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별 이유 아닐 것"이라고 얼버무리는 상황까지 연출됐다.실제로는 삼성과 SK하이닉스 모두 그래픽 메모리를 생산해온지 오래다. 심지어 GDDR7 기술력이 양사 모두 업계 최고 수준인 동시에 시장 점유율도 압도적인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게다가 황 CEO의 이번 기조연설에 앞서 삼성의 GDDR7이 엔비디아 지포스 신제품에 탑재될 것이란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삼성과 SK가 HBM 같은 고부가 메모리와 서버용 메모리 사업에 주력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데스크톱과 노트북 등에 게임용으로 사용되는 GPU용 메모리를 최선단 제품으로 내세우진 않지만 마이크론 메모리만 지포스 신제품에 탑재되는 것은 아닐 것이란 업계의 분석이 잇따랐다.역시나 황 CEO와 엔비디아는 전날 별도의 성명을 통해 앞서 발언들을 정정했다. 황 CEO는 "지포스 RXT 50 시리즈에는 삼성을 시작으로(starting with Samsung) 다양한 파트너사(multiple partners)의 GDDR7 제품이 들어간다"고 밝혔다.젠슨 황 CEO의 앞선 기조연설은 조만간 공식 출범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를 의식한 발언이라는 해석에도 힘이 실린다. 다수의 파트너사들과 협력하는 가운데에도 마이크론을 메모리 공급사 중에 콕 찝어 강조한 것에는 이 곳이 대표적인 미국 반도체 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본다. 행사 자체가 미국에서 열리는 최대 IT 전시회라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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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목받는 젠슨 황式 공급망 관리법… 무대마다 스포트라이트 달리해이 같은 황 CEO의 공급망 관리법은 이미 앞선 여러 무대에서 반복해서 관찰됐다. AI(인공지능) 반도체가 최근 1~2년 사이 급속도로 반도체 시장 주류로 떠오르면서 대장 격으로 떠오른 엔비디아의 입에 반도체업계는 물론이고 주식시장도 즉각 반응한다는 점을 강하게 의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그런 까닭에 황 CEO는 이번 CES 2025에서처럼 자리에 따라 연관이 깊은 핵심 파트너사 한 곳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방식을 이어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지난해 6월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이다.지난해 6월 2일(현지시간)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을 맡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자사 차세대 AI GPU 플랫폼인 '루빈'을 공개하면서 여기에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의 공정 제품을 채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에서 열리는 최대 반도체 행사였던만큼 자국 최대 반도체 기업이자 글로벌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를 집중 조명하는 발언을 쏟아냈다.더불어 이 자리에선 황 CEO가 대만계 미국인이라는 점도 상당 부분 활용됐다. 황 CEO는 대만과의 강력한 반도체 동맹을 강조하면서 5년 내에 엔비디아의 핵심 연구개발(R&D) 센터와 디자인설계 센터 등을 대만에 신설하고 1000여 명 이상의 엔지니어를 고용하는 등 현지 반도체 산업 육성에 적극 기여할 의지를 드러냈다. 모국인 대만을 자신 사업에 또 하나의 든든한 파트너로 만든 셈이다.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는 핵심 파트너사인 SK하이닉스에도 당근책을 시기적절하게 쓰고 있어 주목된다. 현재 엔비디아 AI 가속기 주력 제품에 들어가는 5세대 HBM 'HBM3E' 8단 대부분이 SK하이닉스산이다. 12단 제품이 채택될 곳도 현재로선 SK하이닉스가 가장 유력하다.젠슨 황은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SK그룹 주최로 열린 'SK AI 서밋'에 영상으로 축사를 전하면서 "SK하이닉스의 HBM 기술력 덕분에 무어의 법칙(반도체 성능이 2년마다 2배 증가)을 넘을 수 있었다"고 찬사를 보냈다.이어 최태원 회장과의 회동에서 SK하이닉스의 차세대 HBM인 'HBM4' 양산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는지 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CES 2025에서 또 한번 이 둘의 만남이 성사될 것으로 보여 HBM을 두고 양사 간의 파트너십은 이어질 전망이다.아직 엔비디아의 HBM3E 공급망엔 들어가지 못했지만 젠슨 황 CEO는 삼성을 향한 애정과 격려를 여러차례 드러났다.앞서 지난해 3월 엔비디아의 연례 행사인 'GTC 2024'에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한 황 CEO는 전시된 HBM3E 12단 제품에 '젠슨 승인((Jensen Approved)'이라는 사인을 남겨 삼성과의 협력 기대감을 높였다.이번 CES에서도 황 CEO는 삼성의 HBM 퀄테스트(품질 인증)에 대한 질문에 대해 "삼성전자 HBM은 새로운 디자인(new design)이 필요하다"면서도 "삼성전자는 HBM을 개발한 업체일 뿐아니라, 우리 회사에 첫 HBM을 공급하기도 한 회사"라며 "그들은 분명 성공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