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반도체 15’ 지수, 0.31% 상승…SK하이닉스 5%대 강세최태원 SK그룹 회장 “SK하이닉스 개발 속도, 엔비디아 넘어서”황 CEO “양자컴 상용화 20년 걸릴 것”…관련주 일제히 하락
  • ▲ 엔비디아 젠슨황 CEO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호텔에서 키노트를 진행하고 있다.ⓒ이가영 기자
    ▲ 엔비디아 젠슨황 CEO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호텔에서 키노트를 진행하고 있다.ⓒ이가영 기자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주와 양자컴 관련주가 엇갈린 주가 흐름을 나타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말 한 마디에 증시가 출렁이는 모습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반도체주들이 편입된 ‘KRX 반도체 Top 15’ 지수는 전장(2325.42)보다 7.18포인트(0.31%) 오른 2332.60으로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3348만주, 2조811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수 구성 종목들로 살펴보면 SK하이닉스는 황 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회동 소식이 알려지며 5.29% 급등했고 ▲테크윙(2.74%) ▲주성엔지니어링(0.30%) ▲리노공업(0.24%)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반면 삼성전자는 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2.09% 하락했고 ▲이오테크닉스(-1.97%) ▲티씨케이(-1.88%) ▲와이씨(-1.63%) ▲LX세미콘(-1.17%) ▲DB하이텍(-1.16%) ▲HPSP(-1.03%) ▲피에스케이홀딩스(-0.81%) ▲원익IPS(-0.41%) ▲ISC(-0.40%) ▲한미반도체(-0.26%)도 하락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8일(현지 시각) 공식 성명을 통해 “지포스 RTX 50시리즈에는 삼성을 시작으로, 다양한 파트너사의 GDDR7 제품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앞서 황 CEO는 7일 ‘CES 2025’ 기조연설에서 RTX 50시리즈를 공개하며 마이크론의 GDDR7 제품이 탑재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삼성전자·SK 하이닉스 등 메모리 회사를 언급하지 않아 시장에선 마이크론 제품만 RTX 50시리즈에 사용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황 CEO는 “삼성전자는 HBM을 열심히 개발하고 있으며 곧 성공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삼성은 새로운 설계를 해야 하지만, 그들은 매우 빠르게 일하고 있고 매우 헌신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황 CEO와 만나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그동안 SK하이닉스의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의 개발 속도보다 조금 뒤처져 있어서 상대편의 요구가 더 빨리 개발해달라는 것이었는데, 최근에는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를 조금 넘고 있다 이런 정도의 표현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황 CEO와 피지컬 AI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정하지 않았지만 조금 더 논의해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또한 최 회장은 황 CEO와의 회동 직후 SK 부스에서 SKC 유리기판 모형을 들고 “방금 팔고 왔다”고 했다. 이에 SKC가 엔비디아에 유리기판을 공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되며 SKC 주가는 전 거래일(13만5400원) 대비 19.35% 급등한 16만16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반면 이날 국내 양자컴 관련주들은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이미지센서 패키징 기업 아이윈플러스는 20.67% 하락했고 ▲바이오로그디바이스(-17.23%) ▲라닉스(-13.58%) ▲엑스게이트(-13.20%) ▲우리로(-11.04%) ▲케이씨에스(-10.85%) ▲아이씨티케이(-10.73%) ▲한국첨단소재(-10.32%) 등이 두 자릿수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 역시 황 CEO가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나올 때까지 20년은 걸릴 것이라고 발언한 영향이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황 CEO는 월가 분석가들과의 간담회에서 양자컴퓨터의 도래 시기에 대해 “매우 유용한(useful) 양자컴퓨터에 대해 15년이라고 말한다면 아마도 (그것은) 초기 단계일 것”이라며 “30년은 아마도 후기 단계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20년을 선택한다면 많은 사람이 믿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나오기까지는 20년은 걸릴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 영향으로 간밤 뉴욕 증시에서 리게티 컴퓨팅은 45.41%나 급락했고 아이온큐도 39% 하락했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젠슨 황 CEO 발언의 해석에 대해 의견이 나뉘는 중인 만큼 양자컴퓨터 관련주는 단기적인 급등락 반복 구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유의해야 한다”며 “양자컴퓨터 관련주의 경우 상용화되는 대표 제품·서비스들이 구체화되기 전까지 가파른 상승·하락세가 지속되기보다 대형 IT 업체들의 실적 발표·행사에서의 발언 등에 따른 급등락세 반복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