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금융위원장 겸 최초 EPB 계열… 선 굵은 리더십 소유자부동산PF 연착륙, 가계부채는 긴급한 과제
  • ▲ 김병환 금융위원장 내정자ⓒ연합뉴스
    ▲ 김병환 금융위원장 내정자ⓒ연합뉴스
    윤석열 정권의 새 금융위원장으로 지명된 김병환(53)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역대 금융위원장 최초로 경제기획원(EPB) 계열 출신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돼 경제정책 수립에 참여했고, 정부 출범 후 초대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을 맡았다는 점에서 금융정책에 밝은 거시경제 '정책통'으로 불린다. 

    대통령실은 4일 신임 금융위원장에 김병환 기획재정부 제 1차관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신임 위원장으로 내정된 직후 “중요한 시기에 금융위원장 후보로 지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늘 시장과 소통하면서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산업 발전, 금융소비자 보호, 실물경제 지원이라는 금융정책 목표가 조화롭고 균형 있게 달성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 금융위원장 최초 'EPB 계열'… 경제분석‧거시 전망 ‘정책통’ 

    김 내정자는 서울대학교 재학 중이던 1993년 제37회 행정고시에 합격했으며, 1994년 서울대학교 졸업 후 재정경제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영국 버밍엄 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재정경제부-기획재정부에서 자금시장과장, 경제분석과장 등을 거쳐 경제정책국의 핵심 보직인 종합정책과장을 지내는 등 주로 거시경제와 정책기획 분야에서 주요 보직을 꿰차며 엘리트 정책 관료의 길을 걸었다. 

    업계에서는 김 내정자를 한국 경제 관료 라인 중 하나인 경제기획원(EPB) 계열로 분류한다.  

    김 내정자가 재경원 시절 EPB 보직으로 꼽히는 종합정책과장, 경제정책국 등 주요 보직을 거쳤기 때문이다. 

    그는 '선 굵은' 리더십의 소유자로 평가받는다. 큰 방향성을 제시하며 정책을 힘 있게 추진하는 유형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경제 관료 라인인 모피아(MOFIA‧재무부 출신 인사) 계열이 일사불란함을 특징으로 했다면, EPB는 업무 특성 상 중장기적인 분석과 전망이 중요했고, 자연스럽게 토론과 소통을 중시하는 합리적인 분위기를 형성했다. 

    김 내정자가 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모피아가 독식하던 금융위원장 자리에 최초 EPB 출신(계열)이 오르게 된다. 금융위 수장 중 최연소이기도 하다. 

    역대 금융위원장의 출신을 보면 민간 출신인 1대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을 제외하고는 2대 진동수 위원장부터 현 9대 김주현 위원장까지 모두 모피아 출신이다. 

    김 내정자는 이밖에도 미주개발은행(IDB) 선임자문관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정책분석관을 경험하며 국제적인 감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낸 김 후보자는 지난해 8월부터 거시경제 정책과 세제를 총괄하는 기재부 1차관을 맡았다.

    대통령실은 김 차관에 대해 "금융 및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탁월한 식견을 바탕으로 금융산업 선진화와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정책 과제를 효과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데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 금융위원장 과제 산적… 부동산 PF 연착륙‧가계부채 관리 문제 풀어야 

    김 내정자는 당장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 연착륙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관리해야 한다. 

    고금리·고물가로 애로를 겪는 소상공인·서민·취약계층 지원, 밸류업 프로그램 안착 등 굵직한 과제들도 풀어야 한다. 

    김 내정자도 이런 문제들을 인지하고 있다. 

    김 내정자는 이날 "하반기에 금융시장 리스크들이 여전히 남아 있고 그중에서도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를 가장 우선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이에 대해서는 지난 상반기에 PF 대출에 대한 지원책이 차근차근 진행돼 온 것으로 알고 있고, 그에 따라 해 나간다면 리스크를 올 하반기에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가계대출은 늘어나고 있지만 GDP(국내총생산) 비율은 2년 연속 떨어져 왔고, 올해 더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하반기에 각별히 유의하고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위 부위원장 교체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과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안정적인 리더십 교체 차원에서 김소영 부위원장의 연임이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