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 기조강연서울시장·대통령 당시 위기 극복 경험 공유"어려운 시기 혁신과 도전으로 이겨내자"
-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현재의 경제 위기가 우리나라 위상을 올릴 좋은 기회라며 경제성장을 이끌 기업이 경영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10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7회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의 기조 강연자로 나선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경제 성장이 없으면 국격도 없기 때문에 그 경제 성장을 기업이 맡아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우리 대한민국은 어느 시대든지 혁신과 도전 없이 오늘을 이룰 수 없었다”며 “인공지능(AI) 시대가 와서 앞으로 어떤 세상이 올까 궁금했는데 여기저기서 지금이 위기라고 한다”고 운을 뗐다.그러면서 “그래도 우리나라는 이러한 도전과 혁신의 시기에서 기업들을 잘 조화시키며 (다른 나라를) 따라갔고, 이제는 앞서가고 있다”고 전했다.그는 기업인과 서울시장, 대통령을 거치며 위기를 극복한 경험을 털어놓고 위기가 재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첫 번째 사례는 현대건설 최고경영자(CEO)를 지내며 만난 1973년 석유파동이었다.이 전 대통령은 “당시 우리 기업과 근로자들이 중동에 진출해 열대 사막에서 유럽이 독점했던 일을 하며 외화를 100% 들여왔다”며 “위기를 극복했더니 결국 기업이 국제화하고,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이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당시 많은 공무원의 반대에도 청계천 복원사업을 추진한 사례도 들었다.그는 “저는 기본적으로 기업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치를 하게 됐고, 서울시장이 됐다”면서 “서울시장을 하면서도 기업가 정신을 갖고 일했다”고 말했다.이어 “당시 공무원들은 그 사업을 시작하면 8∼10년이 걸리니까 제가 당선이 두 번 더 돼야 한다고 했다”면서 “하지만 기업가로서 모든 계획을 세워놨으니 절차만 빠르게 하자고 설득했고 결국 기업가 마인드로 사업을 마무리했다”고 강조했다.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후 부닥친 위기로는 2009년 광우병 파동과 리먼 브러더스 사태를 거론하며 “(저는) 참 운이 없는 대통령이었다”고 회고했다.그는 “2009년 2월 취임했는데 3월부터 광화문에서 미국 소고기 수입하지 말라며 반대가 심했다”며 “‘대통령 해보지도 못하고 물러나겠다’는 생각까지 들었고, 그래도 몇 개월 견디고 버텼다”고 전했다.이어 “얼마 후 두 번째 위기인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터졌다”며 “저는 운이 없고 참 불행한 대통령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리먼 브러더스 사태 당시 기업인들과 정부 관계자들을 지하 벙커로 불러 대책을 논의했다며 “위기 대책을 논의하는데 대통령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래서 다 들을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이 전 대통령은 당시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자였던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현 대통령을 만나 프랑스를 제치고 원전을 수주한 것으로 당시 경제 위기 극복 계기를 마련했다고 전했다.그는 “우리나라의 위상이 그때부터 올라갔다. 내가 잘나서 그랬다는 것이 아니고 위기를 극복하고 나니까 위상이 달라졌다”며 “국가 경영은 대통령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터 국·과장 등이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마지막으로 이 전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경제가 안 되는데 뭐를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한 뒤 “기업이 잘돼야 국격이 올라가므로 이 어려운 시기를 혁신과 도전으로 이겨내자”고 힘줘 말했다.한편, 올해 37회째를 맞은 전경련 하계포럼은 경제계 최고의 지식교류의 장으로 주요 분야 전문가와 기업 경영인들이 최고경영자들에게 기업의 성장전략과 신사업에 대한 비전과 통찰을 제공하는 행사다.올해는 약 500여명의 기업인들이 참석해 ‘대전환 시대, 초일류 기업으로 가는 길 - 도전과 혁신’을 주제로 10일부터 13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