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동·동남아 등 수출국 다변화 수출국 거점 주변국과 협상 이어가미래 먹거리 우주 산업 투자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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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방산업체들이 호실적 기조를 이어가면서 K-방산의 경쟁력을 재확인했다. 특히 정부의 연간 수출 목표인 200억 달러(약 28조원) 달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19일 업계에 따르면 각 사의 3분기 실적과 최근 3개월간 컨센서스를 종합한 결과 주요 4대 방산업체의 올해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총 7538억원으로 추산됐다. 3분기 합산 매출 추정치 역시 총 5조360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약 31% 증가했다.올해 상반기 주요 방산업체의 합산 영업이익은 9112억원으로 이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5783억원)과 비교해도 약 57%로 성장했다.방산업계의 역대급 실적으로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한국산 무기체계에 대한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중동, 유럽,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 무기체계 수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LIG넥스원은 올해 신익현 대표가 취임하며 수출 확대를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최초의 군 출신 인사로 미래기술개발과 유무인 복합체계, 로봇 개발 등을 통해 수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했다. 수출 확대를 목표로 해외사업 부문을 3부 체제에서 4부로 확대하기도 했다.LIG넥스원은 지난달 페루 해군에 지휘통제, 전자전 등 약 600억원 규모의 핵심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2월엔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와 32억 달러(4조2500억원), 올 9월엔 이라크 국방부와 약 3조7000억원 규모의 천궁-II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LIG넥스원의 미사일 방어체계는 중동을 넘어 유럽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으며 추가 수출국 확보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또한 LIG넥스원의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이 미국 FCT(해외비교시험) 최종 시험발사를 통과하며 미국 진출에도 한발 더 나아갔다.현대로템도 올해 2분기에 창사 이후 첫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올 5월 페루와 6000만 달러(약 828억원) 규모의 차륜형 장갑차 K808 ‘백호’ 수출에 성공하며 전투장갑차량을 최초로 중남미 시장에 진출시켰다. 현대로템은 연내 폴란드와 ‘K2 전차’ 2차 계약도 앞두고 있다.또한 루마니아의 250대 규모 차세대 전차 사업 수주전에 참여했다. 올해 5월 현지에서 K2 전차 실사격 테스트를 진행하며 유럽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작년 역대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글로벌 시장을 확대해 연간 해외 수출이 내수를 앞설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한해를 시작했다.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루마니아의 K9 자주포 사업 수주에 총력을 다해 유럽을 넘어 북미 등 전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시장 개척을 강조했다.한화에어로는 연초부터 루마니아와 자주포 54문, K10 탄약운반차 36대 등 ‘자주포 패키지’를 1조3828억원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어 올해 4월 폴란드에 2조2000억원 규모 ‘천무’ 72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으며, 4조5000억원 규모 라트비아 장갑차 도입 사업에도 뛰어들었다.또한 한화에어로의 베스트셀러인 K9 자주포와 천무는 인도와 베트남, 불가리아, 노르웨이 등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또한 레드백은 루마니아, 폴란드, 라트비아, 브라질에 수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KAI(한국항공우주산업) 역시 강구영 사장 취임 이후 작년 첫 연간 경영 실적에서 창사 이래 최대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KAI는 올해 매출 5조9147억원의 수주 가이던스를 발표하며 외형 성장의 기대감을 높였다.KAI는 1분기부터 호실적을 이어가며 전력화 11주년을 맞이한 수리온(KUH-1)의 첫 수출을 위해 이라크와 협상을 시작했다. 또한 1조5000억원 규모의 우즈베키스탄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 다목적 경전투기 ‘FA-50’이 참가했다. 더불어 미국 해군 훈련기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T-50’을 앞세웠다.KAI는 전 세계를 다니며 거점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싱가포르 에어쇼, 영국의 판버러 에어쇼를 비롯해 이집트 에어쇼에 참가해 대륙을 가리지 않고 현지 국가들을 상대로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또한 미래 핵심 사업으로 우주 분야를 내세우며 2032년 매출 1조4000억원, 누적 수주 9조6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KAI는 위성 개발, 우주 수송·탐사, 위성 서비스 등 세 가지 사업에 투자하며 위성 포트폴리오를 확대, 재사용 발사체, 무인항행 기술 등을 개발할 방침이다.업계 전문가는 “무기체계 수출이 이뤄지면 ‘락인 효과(Lock-in)’와 MRO(유지보수) 사업 확대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주변국과도 군사 협력 확대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