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익 2조 687억원… 전년동기 比 2.4% 증가수수료이익 전년동기比 12.6% 증가 등 수익 다각화 가시화비은행 기여도 1년새 14.8%p 늘어… ‘증권‧카드’ 효자 등극
  • ▲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하나금융
    ▲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하나금융
    하나금융그룹이 주력 자회사인 하나은행의 실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향상에 힘입어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늘려 나갔다.  

    하나카드와 하나증권을 중심으로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선제적·체계적 리스크 관리 노력 등에 힘입은 결과다.

    특히 금융그룹 전체 수익에서 비은행 부문의 기여도가 지난해 말 4.7%에서 올해 상반기 19.5%로 크게 늘었다. 

    ‘2기 함영주호(號)’가 출범한 이후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줄곧 강조한 비은행 강화 전략이 열매를 맺기 시작한 것이다. 

    하나금융은 고금리 장기화와 누적된 가계부채,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시장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호실적 기조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함 회장의 연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카드‧증권 등 비은행 고른 성장… 연체율‧건전성 안정적 관리

    하나금융은 지난 2분기 1조 347억원을 포함해 상반기 누적 연결당기순이익으로 2조687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478억원) 증가한 수치다. 

    대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대와 ELS(주가연계증권) 손실보상 1147억원, 환율 상승에 따른 FX 환산손실 1287억원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에도 불구하고 고객 기반 확대,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 선제적·체계적 리스크 관리 노력 등에 힘입은 결과다.

    상반기 핵심이익은 이자이익(4조 3816억원)과 수수료이익(1조 328억원)을 합해 5조 41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03억원) 증가했다.

    특히 상반기 수수료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6%(1159억원) 증가하며 그룹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이는 ▲은행의 IB 수수료 증가 ▲퇴직연금 및 운용리스 등 축적형 수수료 기반 확대 ▲신용카드 수수료 증대 등 그룹의 지속적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 노력에 따른 것이다. 

    비은행부분 기여도도 크게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비은행부문 기여도는 19.5%로 전년 동기(4.7%) 대비 14.8%포인트 뛰었다. 

    비은행부문의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2510억원 늘었다. 

    하나금융의 상반기 말 대손비용률(Credit Cost)은 전년 동기 대비 0.18%p(포인트) 감소한 0.24%로 집계됐다. 상반기 중 국내 부동산 PF 리스크 관련 충당금 등을 추가 적립했음에도 2022년 말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그룹의 경영계획 수준 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그룹 측은 설명했다.  

    그룹의 연체율은 안정적 은행 연체율 관리와 전사적 자산건전성 제고 노력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0.05%p(포인트) 개선된 0.49%로 하락 전환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를 실시한 데 따른 결과”라고 자평했다. 

    그룹의 BIS(국제결제은행)비율, 보통주자본비율(CET1) 추정치는 각각 15.09%, 12.79%이며 적극적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와 수익성 중심의 자산 성장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자본적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경영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36%, 총자산이익률(ROA)은 0.69%로 집계됐다. 

    그룹의 상반기 말 기준 총자산은 신탁자산 175조406억원을 포함해 802조8364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자회사인 하나은행은 상반기 연결 당기순이익으로 1조7509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약 4.8%(881억원) 감소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ELS 손실보상 및 환율 상승에 따른 FX 환산손실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에도 불구하고 고객 기반 확대, 수수료 이익 증가 등 견조한 영업력을 유지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자이익(3조8824억원)과 수수료이익(4833억원)을 합한 은행의 핵심이익은 4조3657억원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말 기준 연체율은 업계 최저 수준인 0.27%를 기록했으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23%, NPL(고정이하여신)커버리지비율은 209.44%이다.

    하나은행의 상반기 말 기준 총자산은 신탁자산 94조7271억원을 포함한 623조3690억원이다.

    하나증권은 WM(자산관리) 부문의 손님 수 증대와 IB, 세일즈앤트레이딩(S&T) 관련 수익 개선을 바탕으로 상반기 131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하나카드는 1166억원, 하나캐피탈은 1111억원, 하나자산신탁은 364억원, 하나생명은 9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하나금융 이사회는 주주들의 신뢰에 보답하고 주주가치 향상을 위한 적극적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주당 600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이외에도 연초 발표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상반기 내 조기 마무리함으로써 주주환원 의지를 실천하며 시장의 기대에 부응했다. 

    매입한 자사주는 8월 중 전량 소각 예정이며, 하반기에는 기업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는 등 그룹의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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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적 고공행진‧사법 리스크 벗은 함영주 회장 연임 청신호 

    하나금융의 연이은 견조한 실적으로 임기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함영주 회장의 연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전날 사모펀드 관련 사법리스크를 덜어낸 점도 연임에 호재다. 

    대법원 2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이날 함 회장과 장경훈 전 하나카드 사장, 하나은행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DLF(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 손실 사태로 금융당국에서 받은 중징계 처분이 대법원에서 최종 취소된 것이다. 

    대법원의 확정 판결에 따라 함 회장이 받은 문책경고와 장 전 사장에 대한 업무정지 3개월 처분 역시 취소된다.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받은 금융사 임원은 향후 3년간 금융권 신규 취업이 제한된다. 함 회장이 중징계를 벗어난 만큼 연임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함 회장은 실적으로도 성과를 입증했다. 지난 2022년 3월 회장에 취임한 이후 하나은행은 2년 연속 ‘리딩뱅크’에 오르며 경쟁사 대비 월등한 실적을 보였다. 

    2022년 하나은행은 3조9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업계 탑티어인 신한은행(3조450억원)과 KB국민은행(2조9960억원)을 따돌렸다. 지난해에도 3조47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KB국민은행(3조2615억원), 신한은행(3조677억원)을 제쳤다.

    함 회장은 현장영업에 남다른 노하우를 가진 영업‧전략통으로 취임 이후 은행 중심으로 성장 기반을 마련해왔다. 

    다만 비은행 강화를 위해 KDB생명 인수 등을 추진했지만 실사 과정에서 인수를 포기하는 등 비은행 부문 강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함 회장은 지난 11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CEO(최고경영자) 하계포럼에서 "은행뿐 아니라 증권, 보험, 카드, 캐피탈 등 15개 자회사가 있는데 비은행이 약하다고 해서 시장에서 어떻게든 기회 요인을 찾으려고 노력 중"이라며 M&A(인수·합병)을 통해 은행과 비은행 간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축 의지를 거듭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