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티메프 정산채권' 온투업체 차입자 모니터링티메프 입점 판매자들 '줄도산' 우려도 제기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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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DB
    금융당국이 티몬·위메프(티메프)로부터 받을 돈(정산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 업체들의 차입자 상황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 티메프의 정산·환불 대란이 금융업계로 번지지 않을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 판매자의 정산채권을 담보로 한 투자상품을 판매하는 온투업체는 4곳이며, 이들의 총 투자규모는 약 3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온투업체들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러한 투자상품은 1~3개월 만기로 약 10%의 수익률을 제공한다고 공지돼 있다.

    온투업체는 정산채권을 담보로 하는 상품을 중개할 뿐이며, 실제 거래는 판매자와 팩토링 업체(차입자), 투자자 간에 이뤄진다.

    대부분 티몬·위메프에 입점한 판매자가 직접 차입자로 온투업체를 통해 투자자를 모집한 게 아니라, 팩토링 업체가 온투업체를 통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이다.

    팩토링 업체는 티몬과 위메프 판매자의 정산채권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하고, 온투업체를 통해 투자자를 모집해 자금을 융통하는 구조다. 티몬과 위메프 판매자가 정산채권을 팩토링 업체에 넘긴 이후에는 팩토링 업체가 정산대금을 받지 못할 위험 부담을 안게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팩토링 업체가 중간에 개입된 경우, 티몬·위메프 판매자가 매출채권을 팩토링 업체에 팔았기 때문에 팩토링 업체의 자금 상황에 따라 투자금 손실 여부가 확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 온투업체는 팩토링 업체 없이 티몬·위메프 판매자가 직접 정산채권 상품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는데, 이 경우 판매자가 티몬·위메프로부터 정산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어 투자금 손실이 우려된다.
  • ▲ 온투업 티메프 매출채권 상품. ⓒ온투업체 페이지 캡처
    ▲ 온투업 티메프 매출채권 상품. ⓒ온투업체 페이지 캡처
    전날 A 온투업체 공지에 따르면 티몬·위메프 관련 차입자는 모두 3곳으로 규모는 2억3930만원이다. 이들 차입자는 티몬·위메프 외 쿠팡 등에서도 영업 중이며, 정산대금이 지급예정일에 입금되지 않으면 차입자의 자기자금으로 투자금을 상환한다는 입장이다.

    3곳 차입자의 투자금은 각각 1억2750만원, 4180만원, 7000만원 규모로 이들은 타 쇼핑몰 입금예정액, 선정산대금, 자체자금 등으로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티몬·위메프 선정산채권 투자상품 현황과 차입자 자금 상황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티몬·위메프 외 전자상거래 선정산채권 투자 상품에 대해서도 투자자에게 차입자 현황을 안내하도록 지도했다.

    최근 와이펀드, 데일리펀딩, 피플펀드 등 온투업체는 자사에서 판매하는 선정산채권 투자 상품이 이번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와 무관하다는 공지를 투자자에게 전달했다.
  • ▲ A 업체 공지. ⓒA 업체 홈페이지 캡처
    ▲ A 업체 공지. ⓒA 업체 홈페이지 캡처
    한편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로 소비자뿐만 아니라 입점 판매자들의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특히 중소 업체들의 자금 경색 위험이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연쇄 도산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큐텐이 지난해 5월께부터 정산 주기를 주간에서 월간으로 바꾸는 등 정산과 송금을 미루면서 판매대금을 받지 못한 판매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티몬·위메프가 내달 초 판매자 대금을 정산해주지 못하면 거액의 판매대금을 물린 소상공인이 자금난으로 줄줄이 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행업계는 직격탄을 입었다. 연중 최고 여행 성수기인 휴가철(7∼8월)을 앞둔 시점에서 하나투어, 모두투어, 교원투어, 참좋은여행 등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티몬·위메프에서 지난 6월 출발 상품에 대한 대금부터 정산받지 못하고 있다. 여행사들은 8월 출발하는 해외여행 상품을 예약한 소비자들이 티몬·위메프에 취소·환불을 신청한 후 여행사에서 재결제해야만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티몬·위메프에서 환불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인데다, 이미 상품에 대한 정당한 값을 지불하고도 두 번 결제해야 하는 상황에 계속해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의 여파로 신용카드 이용자의 결제승인 취소와 환불요청가 쇄도하면서 신용카드업계도 소비자 불편 최소화를 위해 관련 민원을 신속히 처리하고 있다. 현재 롯데카드, 비씨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는 회원이 티몬·위메프에 정상적으로 물품 대금을 결제했는데도 제공받지 못한 경우 결제 취소 신청을 접수받고 있다.

    대통령실도 티메프와 관련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재 공정위, 금융위, 금감원을 중심으로 관계 부처가 긴밀하게 회의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공정위나 금감원이 합동으로 현장 상황을 점검하거나 소비자·판매자 피해 대응 방안을 검토하는 등 각 부처가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