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4.7조↑ … 서울 아파트값 상승에 영끌 수요가산금리 인상 효과 미미 … 당분간 증가세 막기 어려울 듯
  • ▲ 은행 ⓒ뉴시스
    ▲ 은행 ⓒ뉴시스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이달 들어 5조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라 가계대출 금리를 여러 차례 높이며 대응해왔지만,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부동산 경기 회복에 따른 폭발적인 대출 수요를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계속 확대될 경우 금리인하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25일 기준 713조372억원으로, 6월 말(708조5723억원)보다 4조7349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6월 한 달 만에 5조3415억원 늘어나 2021년 7월(6조 2000억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이 6월 말 552조 1526억 원에서 이달 25일 557조4116억원으로 5조2589억원 증가했다.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관리 강화 기조에 부응해 대출 금리를 인상했음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KB국민은행은 이달 들어 두 차례에 걸쳐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33%포인트 올렸고, 신한은행도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우리은행 역시 이달 중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소폭 올린 데 이어 24일부터 0.2%포인트 상향 조정한다. 전세대출 금리도 인상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인 금융채 5년물 금리와 코픽스(COFIX) 등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최근 연중 최저점까지 떨어졌다. 시장금리는 하락하는데 은행권 주택대출금리는 반대로 오르는 것이다.

    이런 추세가 이달 말까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각각 지난달 증가 폭과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뒷받침하는 주된 요인으로는 부동산 경기 회복과 강한 매수 심리가 거론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보다 0.30% 상승하며 18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이는 2018년 9월 둘째 주 이후 5년 10개월여 만의 최대치였다.

    또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한도가 축소되기 전 대출을 받아두려는 수요도 가계부채를 자극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시장에서는 결국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는 오는 9월까지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 추세가 확연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향후에도 기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실제 금리 인하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거란 의견이 나온다. 

    한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 11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에서 동결한 바 있다. 지난해 2월부터 12회 연속 동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