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연대, 임주현 부회장에 이어 임종윤·종훈 형제와도 면담 추진형제, 해외 사모펀드 매각설 관련 의구심 해소가 관건경영권 분쟁 봉합에 소액주주 역할론도 커져
  • ▲ 한미약품 연구센터. ⓒ최영찬 기자
    ▲ 한미약품 연구센터. ⓒ최영찬 기자
    한미약품그룹 2세들이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 마음 다잡기 경쟁에 나섰다.

    약 7개월째 진행 중인 경영권 분쟁을 봉합해 회사를 안정시킬 적임자로 지지받으면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내건 전문경영인 체제 기반 '하이브리드 경영'에서도 입지를 키울 수 있어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과 면담을 마친 이준용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 대표가 조만간 임종윤·종훈 형제와도 만날 예정이다.

    임종윤 이사 측 관계자는 "소액주주연대 측에 주주명부 및 신원확인을 요청한 상태로 확인되는 대로 소액주주연대 측과 만나겠다"고 말했다.

    현재 소액주주연대가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이날 기준 2.21% 수준에 불과해 사실 형제와 모녀간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하더라도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처럼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을 중재하고 있는 신 회장이 회사의 빠른 안정화를 위해 소액주주들이 지지하는 측을 경영에 참여시킬 공산이 크다.

    이 대표는 임 부회장에게 상속세 이슈, 향후 회사 운영비전, 주주제고 방안 등을 질의했는데 임 형제에게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형제들에게는 최근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해외 사모펀드 매각설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정기주총에서 임 형제가 경영권을 차지한 이후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KKR, 베인캐피탈 등과 지분 매각을 협상 중이라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보유 중인 대부분의 주식에 담보대출을 받은 임 형제 측이 상속세를 납부할 재원 마련 방안이 마뜩잖은 않은 상황에서 최근 국내 헬스케어 시장에 관심이 높은 글로벌 사모펀드에 경영권 보장을 조건으로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라는 것이다.

    임 형제 측은 그때마다 사실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냈지만 주주들로서는 직접 만난 자리에서 이들 형제로부터 해명을 듣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정기주총에서 임 형제를 지지했던 소액주주들은 불만이 크다.

    정기주총에서 '캐스팅보터'가 돼 형제들이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차지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를 했지만 이들이 약속한 주가 정상화 및 회사 안정화, 투자 유치와 미래비전 제시 등은 기대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정기주총 이후 말만 하고 아무것도 보여준 게 없어 임종윤·종훈 형제 측에 실망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히려 이번 임 부회장과 면담을 통해 그동안 의구심을 가졌던 경영능력에 대해 재평가하는 기회로 작용한 모습이다.

    임 부회장은 미국 스미스칼리지에서 음악을 전공해 미국 보스턴대학에서 생화학을 전공한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 미국 벤틀리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에 비해 제약바이오 및 경영 부문에서 전문성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임 부회장은 지난 26일 소액주주와 면담에서 "2001년부터 회사에서 일을 했으며 HR 업무를 주로 했지만 최고경영자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면서 "2012년부터는 글로벌 업무를 맡으며 2015년 5건의 기술수출 계약을 한 역사적인 순간에 직접 파트너사들과 미팅, 협상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임 부회장은 함께 배석한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과 한미약품이 현재 보유한 신약 후보물질의 개발 현황과 장점, 향후 기대감 등을 주주들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임 부회장과 면담을 마친 뒤 "오늘 면담에서 임 부회장의 R&D 및 회사 발전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능력있는 오너일가가 경영에서 완전히 배제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해 임 부회장을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