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약바이오안전보건연합회 3분기 회의 열려SK아이이테크놀로지 안전보건활동 사례도 소개HK이노엔, 월 1회 안전의날 실시·대표이사 현장점검노경석 제안연 대표 "영세사업장 참여 늘릴 수 있는 방안 검토"
  • ▲ 김준탁 HK이노엔 안전보건팀장이 HK이노엔의 안전보건활동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 제약바이오안전보건연합회
    ▲ 김준탁 HK이노엔 안전보건팀장이 HK이노엔의 안전보건활동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 제약바이오안전보건연합회
    # 리튬전지업체 아리셀 박순관 대표와 영풍 석포제련소 박영민 대표가 지난달 말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처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2022년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 수사기관 수사 단계에서 구속된 1, 2호 사례다.

    # 지난 7월 선박부품 제조업체 대표이사 A씨가 중처법 위반으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을 선고받았다. 2022년 11월 공장 열교환기 제조공정에서 크레인작업 중 섬유벨트가 끊어진 사고로 근로자 1명은 중량물에 깔려 사망했고 다른 1명은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중처법 위반으로 대표이사가 처벌받은 18번째 사례다. 울산지방법원은 "A씨는 안전보건관리체계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에게 중량물 취급 작업을 하게 해 사망하게 했다"고 판결선고 이유를 밝혔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바이오안전보건연합회(제안연)는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대강당에서 동아제약 등 25개 제약사 안전보건 담당자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분기 회의를 열었다.

    제안연은 제약사들이 중처법과 관련한 정보를 서로 교류하고 대응책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설립된 자치단체다. 개별 기업은 물론, 제약산업계 전체로 안전보건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제약사별 안전보건 활동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서로 질의응답을 나눌수 있는 회의를 매분기 열고 있다.

    현재 제약사 내 안전보건팀, ESG팀, SHE(안전보건환경)팀 등 안전보건 담당자들이 상호 교류 중이며 동아제약, 유한양행, 종근당, GC녹십자, 대웅제약, 휴온스 등 제약사 30여곳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처음으로 제약바이오가 아닌 다른 산업군의 안전보건 활동 사례가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제약바이오산업보다 중처법 시행에 적극 대응 중인 다른 산업군의 안전보건 활동 사례를 통해 제약바이오기업이 보완 발전시켜야 할 점을 찾아보자는 취지에서다. 

    배터리 핵심소재인 분리막 사업을 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김용철 PM은 협력사 안전관리 차원에서 작업허가제도 운영 및 작업 안전가이드를 발간했고 협력사 입찰·구매·작업 시작 전 SHE 평가를 진행하고고 설명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협력사 안전보건 담당자가 모두 모인 안전보건공동체협의회도 반기마다 열려 중처법 이행현황 및 국내 산업재해 사고들을 분석하기도 한다.

    여기에 사업장 위험성평가 실시에 앞서 대한산업보건협회 소속 전문강사를 초빙해 사전교육을 실시하고 사업장별 안전보건 담당자가 한 데 모여 위험성평가 이행여부를 점검하는 워크숍을 개최한다고 덧붙였다.

    노경석 제안연 대표(동아제약 안전보건팀 팀장)는 "한 기업이 보유한 여러 사업장별로 안전보건 활동에 대한 정보교류가 잘 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런 부분을 맞춰나간다는 점이 배울 만하다"고 말했다.

    3분기 회의에서는 HK이노엔의 안전보건활동 현황도 소개됐다.

    김준탁 HK이노엔 안전보건팀장은 분기마다 1회씩 CSO 주관 아래 불시에 야간 안전점검을 시행해 평소 각별히 안전활동에 유의하도록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 1회 전사 안전의 날을 지정해 대표이사가 사업장 내 안전보건 활동 현황보고를 받고 직접 현장 안전전검에 나서는 등의 활동도 소개했다.

    노 대표는 "다른 제약사들은 보통 이벤트성으로 안전의 날 같은 행사를 진행하는데 HK이노엔은 대표가 높은 관심을 갖고 안전보건 활동 경각심을 높인다는 점이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노무법인 상생의 김대건 공인노무사는 다양한 사례를 기반으로 사업장 속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적용 상황을 알기 쉽게 설명해 줬으며 대한산업안전협회 충남북부 안전기술국 최성훈 차장은 안전보건 담당자의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는 안전보건플랫폼 '스마플'을 소개하기도 했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계는 상시근로자 50인 미만으로 구성된 곳이 약 78%일 정도로 영세한 기업이 많다.

    중처법 관련 법규 해석을 포함해 자체적으로 안전보건 시스템을 구축하는 비용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만큼 제안연의 자치활동은 중처법 대응을 위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제안연도 더 많은 영세사업장이 참여한다면 제약바이오산업계 전체가 사고없는 안전한 사업장을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 대표는 "연말 제안연 총회에서 50인 미만 영세사업장의 참여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