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과 美 PMTA 인가 위한 맞손KT&G, 2021년 미국 사업 잠정 중단… 신규 궐련형 전자담배로 재개PMI, 아이코스 미국 내 사업 3조8900억원에 되사들여… 이르면 연말 판매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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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G가 2021년 이후 잠정 중단했던 미국 사업 재개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규제가 날로 심해지고 저가 제품 공세로 인해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는 연초 대신 궐련형 전자담배 ‘릴’ 또는 신규 디바이스가 첨병이 될 전망이다.

    KT&G와 글로벌 마케팅 협약을 맺은 필립모리스인터내셔날(PMI) 역시 미국 내 아이코스 판매를 위한 준비를 이어온 만큼, 궐련형 전자담배 미국 판매의 가장 큰 벽으로 꼽히는 시판 전 판매허가 신청서(PMTA) 획득을 위한 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G는 최근 신규 궐련형 전자담배 모델의 미국 시판 전 판매허가 신청서(PMTA) 제출 등에 협력하기 위해 PMI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KT&G가 준비 중인 신규 궐련형 전자담배의 미국 허가를 위함이다. 현재 KT&G는 신규 궐련형 전자담배 모델의 해외 판매를 목전에 두고 있다. 현재 유럽 등 미국을 제외한 다른 주요 해외 시장에서 테스트베드 형태로 출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KT&G는 지난 2021년 12월 미국 시장에서의 담배 판매를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직전년도인 2020년 미국 시장에서 판매한 궐련은 약 60억개비로, 연간 매출 규모는 전체 매출액의 4.6% 수준인 2463억원에 이른다.

    당시 K&TG는 현지 규제 장벽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고 영업 유지에 따른 현금 흐름 부담이 커졌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미국식품의약국(FDA)는 담배 제품에 대한 규제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주요 도시에서는 멘솔 담배 금지 입법 등을 추진하기도 했다.

    KT&G는 사업을 잠정 중단한 상태에서도 미국 법인을 그대로 유지해왔다.

    이번 협약은 KT&G와 PMI 모두에게 ‘윈윈’이 될 전략이다. 미국 내 아이코스 재판매를 위해 수년간 공을 들여온 PMI 입장에서는 협약에서 손해를 볼 것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현재 KT&G는 3대 핵심 사업인 전자담배, 해외궐련, 건강기능식품 중심의 글로벌 확장과 구조적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KT&G 역시 미국 내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를 위해 가장 큰 산인 PMTA 통과를 위해 PMI의 노하우를 고스란히 활용할 수 있다. KT&G 입장에서는 PMTA 통과 이후 제품 출시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번 협약이 KT&G의 미국 사업 재개를 위한 첫 발로 비춰지는 이유다.

    PMI 역시 마찬가지다. PMI는 2019년 ‘알트리아’에 양도했던 아이코스의 미국 내 독점적 상업권을 지난해 다시 3조8900억원을 주고 되사들였다. 2021년부터 이어지던 BAT와의 특허권 침해 소송도 올해 합의로 마무리됐다. 아이코스의 미국 판매를 위한 준비를 모두 마친 셈이다.

    본래 PMI는 알트리아와의 계약이 종료되는 2024년 4월 직후인 올해 5월부터 아이코스의 미국 판매를 계획했다. 그러나 아직 PMTA 승인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PMI는 우선 아이코스 3에 대한 PMTA를 획득한 후 이를 기반으로 아이코스 일루마에 대한 허가를 추가로 받겠다는 전략이다. 과거 같은 블레이드형 모델이었던 아이코스 2.4가 미국에서 판매됐던 만큼, 동일한 시스템인 아이코스 3의 경우 상대적으로 쉽게 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PMI는 구형 아이코스 모델 허가는 올해 4분기, 아이코스 일루마 허가는 2025년 하반기를 목표로 두고 있다.

    KT&G 관계자는 “미국 시장 판매 재개는 검토 중”이라면서도 “PMI와 PMTA 제출에 대한 협력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아직 (판매 재개는)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