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기업대출 증가 둔화… 7월 6.8조↑6월 8조‧상반기 평균 7.3조보다 작아 상반기 44조 늘린 기업대출… '연체율 악화' 부메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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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업대출 잔액 증가폭이 전달 대비 1조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공격적인 기업대출 확대 전략으로 상반기 실적개선에 성공했지만 중소기업대출을 중심으로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어 하반기부터는 상대적으로 성장보다 관리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6월말 811조3481억원에서 지난달 말 818조2284억원으로 한달 사이 6조8803억원 증가했다. 이중 대기업대출은 3조1910억원 증가했고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은 3조6893억원 늘었다.

    지난달 전체 기업대출 증가 규모는 한달 전 8조250억원에 비하면 1조1447억원 줄어든 것이다. 올해 상반기 월평균 증가액(7조3390억원)보다도 적다.

    5대 은행은 올해 상반기 기업대출을 월 최대 10조원씩 불리며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했다. 상반기 누적 증가규모는 총 44조342억원으로 5대 은행은 이를 바탕으로 21조616억원의 이자이익을 거둬들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0조4912억원)대비 2.8% 늘어난 것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억제 기조에 따라 가계대출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기업대출은 수익성 방어를 위한 핵심 키워드였다.

    그러나 공격적인 기업대출 확대에는 ‘연체율 악화’ 부작용이 뒤따랐다. 

    상반기 말 기준 5대 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0.312%로 지난해 말보다 2.6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대출 평균 연체율은 6.2bp 치솟아 0.432%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하반기 건전성과 성장성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선별적 영업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나은행은 하반기를 시작하며 수익성이 낮은 기업대출 자산을 확대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신한은행도 상반기 중 다져놓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관리에 좀 더 무게를 두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에서도 은행들의 기업대출태도가 3분기부터 강화될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따르면 은행들의 3분기 기업대출 태도지수는 대기업 –3, 중소기업 –11로 전분기 대비 각각 6포인트, 8포인트 낮아졌다.  지수가 낮아졌다는 것은 은행들이 대출 조건을 이전보다 더 까다롭게 따지겠다는 뜻이다. 

    다만 대출자산을 늘리지 않으면 수익정 저하가 불가피한 만큼 은행들의 기업금융 강화 추세가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5대 은행장이 모두 올해 말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어 연임 평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리스크 관리를 하면서도 실적개선에 드라이브를 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