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까지 양사 주주 대상 합병 찬반 의사 설문조사 진행서정진 회장 "합병은 글로벌 빅파마 도약 기반"소액주주, 합병 반대 광고 게재 … 주주가치 훼손, 주가 하락 등 우려셀트리온 "합병은 양사 주주의 절대적 동의 전제돼야"
  • ▲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셀트리온
    ▲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셀트리온
    올 초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을 완료한 셀트리온이 셀트리온제약과 합병에 시동을 걸었다.

    글로벌 종합제약사 도약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지만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 합병이 이뤄질 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은 오는 12일까지 각사 주주들을 대상으로 양사 합병에 대한 찬반 의사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합병 찬반은 물론 이유, 합병의 선결조건, 합병 이후 기대되는 모습 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도 포함됐다.

    지난 1월12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법인의 신주가 상장한 이후 6개월 이상 지난 만큼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공언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합병에 본격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서 회장은 바이오의약품 개발사 셀트리온과 의약품 유통사 셀트리온헬스케어, 합성의약품 개발사 셀트리온제약을 하나로 통합해 글로벌 종합제약회사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2020년부터 3사 합병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9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계획을 알리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서 회장은 양사 합병을 완료한 뒤 6개월 안에 셀트리온제약과 합병을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서 회장은 "합병은 진정한 글로벌 빅파마로 성장하기 위한 도약 기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시가총액은 지난 1일 종가 기준 43조3986억원, 셀트리온제약 시총은 3조8269억원이어서 단순 합산하면 47조2255억원으로 기아(44조8241억원)를 제치고 코스피 시총 순위 7위에 오를 수 있다.

    셀트리온의 몸집이 한층 커지면 향후 셀트리온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를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키겠다는 서 회장의 목표 달성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서 회장은 지난 1월 202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메인트랙에 참석해 셀트리온홀딩스의 주식시장 상장 계획을 밝혔는데 4일 뒤 한국경제인협회 퓨처리더스 캠프에 참석해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나스닥 상장을 통해 확보한 5조원 가량을 글로벌 헬스케어펀드 시드머니로 출자해 해외 투자자들을 유치해 100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살펴보면 셀트리온 주주들은 양사 합병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을 찬성했던 것과 비교하면 온도차가 크다.

    기업가치, 규모가 현격히 차이가 나 셀트리온이 셀트리온제약과 합병을 해서 얻을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1조8734억원, 영업이익 6385억원을 올렸다. 셀트리온제약은 매출 3888억원, 영업이익 360억원을 거뒀다.

    셀트리온이 셀트리온제약보다 매출은 3.8배, 영업이익은 16.7배 이상 많다. 자산 규모도 셀트리온이 19조2712억원으로 셀트리온제약(6416억원)보다 29배 이상 많다.

    셀트리온 주주연대는 일부 매체에 '셀트리온과 합병을 결사 반대한다'는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이들은 ▲합병시 주가 하락 불가피 ▲셀트리온 주주가치 현저히 훼손 ▲합병 당위성 없음 ▲합병 반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많으면 오히려 회사 성장 저해하고 주주가치 제고에도 부정적으로 작용 등을 이유로 내걸었다.

    셀트리온은 1분기 기준 셀트리온제약 지분의 절반이 넘는 54.82%를 보유하고 있어 합병을 추진한다면 흡수합병 방식으로 이뤄지겠지만 합병에 반대하는 양사의 주주가 있다면 이들의 주식을 사들여야 한다.

    셀트리온의 소액주주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61.24%, 셀트리온제약은 45.19%에 이른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번 양사 합병 추진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 때와 마찬가지로 주주가 원해야 하는 것이 전제다"면서 "양사 주주의 절대적 동의가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