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향 번호이동 건수 증가세전환지원금 비용 부담도 적어알뜰폰 업계 우려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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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규단말 출시에 힘입어 이통3사의 번호이동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이동전화 번호 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7월 번호이동 수는 56만1448건으로, 전월 대비 11.8% 증가했다. 56만5866건을 기록한 2019년 11월 이후 집계된 월 최고치다.

    갤럭시 Z폴더블 시리즈가 지난달 24일 정식 출시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번호이동 시장은 통상 신형 플래그십 단말 출시에 따라 활성화된다. 앞서 갤럭시 S24 시리즈가 출시된 올해 1월 번호이동 수는 56만63건으로 전월 대비 9.4% 증가하기도 했다.

    번호이동 시장이 더 이상 의미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축소된 상황에 나타난 유의미한 변화다. 가족과 인터넷·TV 결합할인에 묶여 통신사를 옮기는 일이 적어졌기 때문이다.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정책 시행으로 상황은 반전됐다. 번호이동 시 최대 50만원을 지원하는 제도가 도입되면서 시장 경쟁 촉진을 위한 여건이 조성됐다. 올해 상반기 이통3사·알뜰폰 번호이동 수는 총 314만7503건으로, 전년 대비 17.9% 늘었다.

    다만 번호이동 활성화 수혜는 알뜰폰보다 이통3사에 집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7월 알뜰폰 순증 가입자 수가 1만9066명으로 전월 대비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전환지원금 시행 이전인 1월(7만8060명)과 비교하면 76%가량 감소했다. 알뜰폰에서 이통3사로 유입된 번호이동 건수는 5만9051건으로, 최근 2년간 집계된 수치 중 가장 높다.

    이통3사향 번호이동이 전환지원금을 기점으로 늘어났지만, 신규단말인 Z폴더블 시리즈는 전환지원금이 책정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전환지원금 없이도 이통3사로 가입자가 집중되는 경향이 강해진 것이다. 프로모션과 저렴해진 요금제 영향으로 2030세대가 ‘자급제+알뜰폰’ 조합을 선택하는 비중이 줄어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통3사는 전환지원금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 부담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의 2분기 실적 전망에 따르면 이통3사의 마케팅 비용 지출 증감은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환지원금을 고려하더라도 기존 대리점에 지원하던 비용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환지원금 정책과 신규단말 출시 흐름을 타고 이통3사의 시장 장악력은 더욱 완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통3사 번호이동 시장이 활발해지고 알뜰폰은 고사할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환지원금 없이도 신규단말 출시에 따른 번호이동은 이통3사에 집중되는 상황”이라며 “번호이동을 통한 경쟁 활성화를 내세웠지만 알뜰폰은 고사하고 가계통신비 인하라는 본래의 목적과는 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