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한 달새 코로나19 입원 환자 5배 증가일선 약국·편의점 진단기기 품귀엔데믹 여파로 실적 급감한 에스디바이오센서·씨젠·휴마시스 수혜 가능성
  • ▲ 서울 송파구 내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자가진단 코로나19 검사키트. ⓒ최영찬 기자
    ▲ 서울 송파구 내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자가진단 코로나19 검사키트. ⓒ최영찬 기자
    휴가철을 맞아 국내외 이동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엔데믹 여파로 사용이 급감했던 자가진단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가 다시 늘 조짐을 보이면서 진단기기 기업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급 표본감시기관 22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코로나19 신규 입원환자 수는 7월 1주 91명에서 4주 465명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입원을 하지 않고 자가격리를 하거나 마스크를 착용한 뒤 일상생활을 이어나가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을 고려하면 코로나19 환자 수는 훨씬 더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파리올림픽에 참여하는 선수 중 최소 40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는 등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코로나19가 재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환자를 빠르게 판별해 확산세 저지에 기여했던 진단기기 기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6일부터 에스디바이오센서, 씨젠, 휴마시스 등 진단기기 기업 주가는 크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주가는 6일 720원(8%), 씨젠은 2050원(12.1%), 휴마시스는 416원(25.5%)씩 상승했다. 이날도 오전 10시30분 기준 3~10%씩 올라 거래가 진행 중이다.

    엔데믹 전환 이후 코로나19 진단기기 수요가 줄며 실적이 급감한 진단기기 기업에 실적 만회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일부 약국이나 편의점에서는 이미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구하기 힘들 정도다.

    서울 송파구 A약국의 약사는 "기업에서 100개씩 사갈 정도로 최근 며칠 새 코로나19 키트를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면서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키트만 몇 개 남았을 정도로 재고는 거의 없는데 납품업체로부터 키트를 구하기도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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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파트너사 로슈를 통해 코로나19 진단기기를 수출하며 2021년 매출 2조9300억원·영업이익 1조3877억원, 2022년 매출 2조9320억원·영업이익 1조1466억원을 올려 외형과 내실을 한껏 키웠다.

    하지만 엔데믹 전환 첫 해인 지난해 매출 6558억원, 영업손실 2481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이 급감했다.

    씨젠과 휴마시스도 마찬가지다.

    씨젠은 2020년 매출 1조1252억원·영업이익 6767억원, 2021년 매출 1조3708억원·영업이익 6667억원을 올린 이후 2022년 매출 8536억원·영업이익 1965억원, 2023년 매출 3674억원·영업손실 301억원을 기록하며 하락세를 보였다.

    휴마시스는 2021년 매출 3218억원·영업이익 1936억원, 2022년 매출 4713억원·영업이익 2147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매출 138억원·영업손실 524억원을 기록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 휴마시스 모두 신성장동력 찾기에 분주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때와 같은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M&A(인수합병)를 통해 진단기기 수출 거점 마련에 나서고 있다.

    2022년 7월 미국 진단기업 메리디안바이오사이언스 인수에 15억3199만달러(2조29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2021년 브라질 진단기기 기업 '에코티카', 2022년 4월 독일 진단기기 유통사 '베스트비온', 5월 이탈리아 진단기기 유통사 '리랩', 2023년 2월 파나마 진단기기 유통사 '미래로'도 인수해 해외 미국과 유럽, 중남미 거점을 확보했다.

    올 들어만 두바이 의료기기 전시회 'MEDLAB2024', 국제 에이즈학회 'AIDS2024', 유럽 임상미생물학회 'ECCMID2024' 등에 참석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매독, 결핵, B형 간염 제품 등을 소개하며 비코로나 제품 판매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와 같은 다양한 호흡기 질환이 재유행하고 있는데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부터 형광면역진단, 현장분진진단까지 다양한 호흡기 질환 진단 제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결핵, 결핵 및 항생제 내성 검사 등 더욱 다양한 제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진단의 종합 플랫폼을 강화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씨젠도 비코로나 제품 판매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동시에 기술공유사업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고군분투중이다.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진단검사학회 2024(ADLM2024)'에 참석해 호흡기 질환(RP), 소화기 질환(GI), 성매개감염(STI),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약제내성(DR) 관련 다양한 하이 멀티플렉스(다중진단) 실시간 PCR 진단제품을 소개했다. 지난달 국내서 열린 아시아·오세아니아 생식기 감염·종양학회(AOGIN)에서도 HPV 진단제품을 선보였다.

    국제 과학학술지 '네이처'를 발행하는 스프링거네이처와 글로벌 IT기업 MS(마이크로소프트), 이스라엘 진단기기 기업 '하이랩', 스페인 진단기기 기업 '웨펜'과 기술공유사업 확장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기술공유 사업은 씨젠이 지난 20여년 동안 독자 개발한 기술과 노하우인 신드로믹 정량 PCR 기술을 세계 각국의 현지 진단기업과 공유해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을 지원하는 것이다.

    씨젠 관계자는 "엔데믹 전환 이후 코로나19를 포함한 호흡기 질환 환자가 늘어 관련 제품이 상대적으로 많이 나가고 있지만 아직 수치화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휴마시스는 지난해 3월 아티스트코스메틱·인스코·인콘·남산물산을 통해 최대주주에 오른 남궁견 회장의 지하자원 개발 노하우와 국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2차전지 소재, 특히 리튬 생산 및 플랜트, 유통 등의 사업을 신사업으로 내걸었다.

    아프리카 짐바브웨 현지법인 휴마시스마인솔루션을 설립했으며 중국 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해 있는 짐바브웨 마테베레렌드사우스주 지역 리튬광구 3000ha(헥타르)를 확보했다.

    휴마시스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한 회사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