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부채 200조·가스공사 민수용 미수금 13조7496억에너지가격 상승 따라 연료비 증가 예상 … "요금현실화 필요"
  • ▲ 서울 시내 빌라 전기계량기 모습. ⓒ뉴시스
    ▲ 서울 시내 빌라 전기계량기 모습. ⓒ뉴시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가 올 상반기(1~6월) 나란히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수조원에 이르는 누적 적자와 미수금을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면서 전기·가스요금을 현실화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전은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6.2% 증가한 43조7664억원, 영업비용은 41조2168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0.2% 오른 2조5496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한전은 지난해 세 차례의 요금 인상과 연료 가격 안정화로 지난해 3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분기별 영업이익 규모는 감소 중이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1조9966억원으로 10개 분기만에 흑자 전환했고 4분기에 1조884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1조2993억원, 2분기 1조2503억원을 보였다.

    가스공사의 상반기 매출은 20조3005억원으로 22.0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38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66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8.11% 늘었다. 다만 가스공사 관계자는 "상반기 영업실적은 영업이익의 차감요인이었던 일회성 비용들이 해소되면서 정상화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가스공사는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의 일시적 감소요인이었던 천연가스 용도별 원료비 손익이 올 상반기에는 발생하지 않으면서 2546억원의 영업이익 증가효과가 발생했다. 더불어 2022년 배관 등 입찰담합소송 승소금 896억원이 일시적으로 영업이익 감소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상반기에는 감소요인이 소멸되면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한전과 가스공사가 일제히 호실적을 냈지만 요금 인상 시기 지연 등으로 악화된 재무 여건을 개선하기에는 역부족하는 시각이다.

    한전의 부채는 2014년 108조8833억원에서 지난해 202조4502억원으로 93조3736억원 증가했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13조3217억원, 47조77억원씩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영향이다.

    가스공사 역시 상반기까지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이 13조7496억원으로, 1분기(13조5491억원)보다 2005억원 증가했다. 미수금은 가스공사가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가스를 공급해 장부에 쌓인 외상값 성격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앞서 전력 당국은 지난해 5월 2분기 주택용 요금을 인상한 뒤 5분기째 동결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4분기 산업용 요금만 인상했다. 가스공사는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은 이달부터 6.8% 인상했다. 하지만 여전히 원가에 못 미치고 있어 미수금 증가가 예상된다고 가스공사는 평가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2분기 대비 전기요금이 6% 올랐지만 산업용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부진해 매출 증가가 크지 않았다"면서 "전국의 송전제약과 전력망 노후화를 감안할 때 4분기 요금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원가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나 미수금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평가하며 "요금 인상에 대한 필요성과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