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조단위 경쟁사와 대조양산 1년도 안 남았지만… 판매보증충당부채 '0원'현금성 자산 고작 176억… 고객 확보 걸림돌 될 수도
  • ▲ 금양의 2170, 4695 배터리 샘플ⓒ금양
    ▲ 금양의 2170, 4695 배터리 샘플ⓒ금양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를 계기로 배터리 제조사의 피해보상 능력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리콜 시 천문학적인 금액이 발생하는데, 이를 완성차 업체와 분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배터리 3사의 경우 리콜을 대비해 수천억원에서 조단위 자금을 준비해두지만, 금양은 사실상 무방비인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금양의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판매보증충당부채는 '0원'이다. 판매보증충당부채 항목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판매보증충당부채란 미래에 A/S·리콜 관련 비용을 선제적으로 쌓아두는 것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제품을 판매할 때 적립해둔다. 

    금양은 아직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판매보증충당부채를 준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배터리 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대비가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양이 밝힌 배터리 생산규모를 고려할 때 선제적 충당금 설정은 필수로 보인다. 금양이 부산 기장에 건설하고 있는 배터리 1·2 공장의 합산 연간 생산능력은 16.2GWh로, 아이오닉 19만2857대에 탑재될 수 있는 양이다. 

    내년 1월부터 양산에 돌입할 1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3.7GWh로, 2170 배터리 2억개를 생산할 수 있다. 내년 6월부터 양산을 개시할 2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12.5GWh로, 4695 배터리 1억개를 생산할 수 있다. 

    배터리 3억개 중 단 하나만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대규모 리콜이 불가피하다. 

    변수는 금양의 재무상태다. 금양의 현금성 자산은 176억원 수준으로 판매보증충당부채 설정 여력이 부족할 수 있다. 총 자산도 8403억원으로, 리콜 리스크 등이 불거지면 위험수위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보증충당부채는 제품을 판매할 때 계상하는게 일반적"이라면서도 "배터리는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미리 대비를 해야 완성차 고객을 유치할 때 협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